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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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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카스·용각산 장수약 롱런 비결은 ‘젊은 변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15 16:00

동아제약 박카스, 카페인 빼고 젤리·콜라겐 추가



보령 용각산 스틱형 전환, 블루베리·민트 맛 첨가



활명수·안티푸라민·경옥고도 새 소비층 창출 진화

동아제약

▲동아제약 박카스D(왼쪽), 동아제약 ‘박카스맛 탱글젤리’. 사진=동아제약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박카스·용각산·활명수·안티푸라민 등 관록의 장수 의약품들이 수십 년에 걸쳐 국민 건강을 지키며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는 비결은 무엇일까.

제약업계는 이들 장수 의약품이 시대를 초월해 제품 생명을 유지하는 ‘롱런(Long Run)’ 배경으로 제약사들이 해당 의약품의 성분과 제형을 끊임없이 젊게 변화시키는 혁신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제약사들이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부응해 젊은 소비층과 소통하며 제품을 혁신함으로써 새로운 수요층을 확보함으로써 긴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은 대학교 시험시즌을 맞아 12~17일 연세대·경희대 등 주요 대학에서 대학생들에게 자양강장제 박카스를 비롯해 비타그란, 가그린, 템포 등 주요 제품을 증정하는 ‘박카스 캠퍼스 어택’ 이벤트를 개최한다.

올해 출시 60주년을 맞은 박카스는 지난 2015년 국내 제약사 단일제품 중 최초로 연매출 2000억원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 매출 2497억원을 올렸고, 올해 상반기에도 1274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4.3% 증가하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8년에는 박카스의 타우린과 비타민B군은 그대로 함유하되 카페인은 제외한 젤리 형태의 ‘박카스맛 젤리’를 선보여 박카스 브랜드 소비층을 성인에서 청소년층으로 확대한데 이어, 지난 5월에는 콜라겐을 추가하고 탱글한 식감을 더한 ‘박카스맛 탱글젤리’도 선보였다.

보령은 다양한 소비자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지난 11일 ‘용각산쿨 블루베리향·민트커피향’ 2종을 출시, 기존 복숭아향·민트향에 더해 용각산쿨 제품군을 4종으로 확대했다.

올해로 출시 56주년을 맞은 진해거담제 원조 용각산은 1970년대 중동건설 붐 때 사막 모래바람에 어려움을 겪던 우리 근로자들의 필수품 역할을 한 것은 물론 코로나 팬데믹 때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2001년에는 기존 스푼으로 떠먹는 형태에서 1회용 스틱포 포장으로 바꾸고 인삼 등을 추가한 ‘용각산쿨’을 출시, 현재 용각산 브랜드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유한양행

▲1961년 리뉴얼 디자인으로 출시된 유한양행 안티푸라민 연고(왼쪽), 유한양행 안티푸라민 손흥민 에디션. 사진=유한양행


국내 최장수 의약품인 올해 126살의 동화약품 액상소화제 ‘활명수’는 일반의약품 매출 1위 자리를 지키며 국민소화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1897년 출시된 활명수는 1967년 탄산을 더해 청량감을 더한 ‘까스활명수’ 출시한데 이어 어린이용 ‘꼬마활명수’, 여성용 ‘미인활명수’ 등 현재 총 7종의 활명수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이 중 ‘까스활명수큐’는 올해 2분기 총 113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 2020년 코로나 이후 3년만에 분기기준 국내 일반의약품 매출 1위에 복귀했다.

광동제약은 창립 첫 출시 제품인 자양강장제 ‘경옥고’를 기존 떠먹는 제형에서 2016년 1회용 스틱포 제형으로 개선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경옥고를 반려동물용 프리미엄 영양제로 개발한 ‘견옥고’도 출시, 브랜드의 외연을 반려동물 제품으로 확장했다.

특히, 동의보감에 가장 먼저 나오는 처방으로 대표적 전통 한방 자양강장제인 경옥고는 최근 동아제약과 GC녹십자도 각각 자체 제조한 ‘동아보감경옥고’, ‘녹십자경옥고’를 출시해 광동제약과 경옥고 경쟁에 나서 경옥고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있다.

이밖에, 유한양행의 자체개발 의약품 1호인 올해 90살의 소염진통제 ‘안티푸라민’은 제형 확대와 스타 마케팅을 통해 지금도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1999년 로션 타입에 이어 2010년대 들어 파스 제품군을 잇따라 출시했으며, 밀착포가 필요없는 하이드로겔 제형, 냉·온찜질 기능을 더한 파스 제형 등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2020년 축구스타 손흥민을 모델로 발탁한 안티푸라민은 2019년 매출 200억원을 넘은 데 이어 올해 상반기 매출 166억원을 기록, 연매출 300억원 돌파를 예고하고 있다.

업계는 주요 장수의약품이 성분·제형 개선은 물론,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젊은층 취향에 맞는 CF 광고, 팝업스토어 운영, SNS 운영 등 젊은층과 소통하며 변화하는 수요를 반영하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보령

▲보령 진해거담제 원조 용각산과 용각산쿨(왼쪽), 용각산쿨 블루베리향·민트커피향. 사진=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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