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김다니엘

daniel1115@ekn.kr

김다니엘기자 기사모음




사고·실적·수주·경영 능력 논란까지…사면초가 금호건설 박세창 사장, 유동성 위기로 빠져드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12 16:38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로 자금 조달에 차질 빚어져…오너가 3세 박세창 사장 경영능력 도마



사업 포기 및 선정 철회 등으로 매출액·영업이익 등 각종 기업 관련 수치↓



관계자 "건설업계 전체가 겪는 문제…자금 유동성과 관계 없다"

박세창1

▲인명 사고, 실적 부진, 수주공사 철회에 대표 경영 능력 논란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금호건설 자금 유동성에 빨간불 켜졌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박세창 금호건설 사장.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인명 사고, 실적 부진, 수주공사 철회에 대표 경영 능력 논란까지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금호건설 자금 유동성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금호그룹 오너가 3세 박세창 금호건설 사장이 취임한 이후 실적이 계속 고꾸라지고 있어 박 사장의 경영 능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이야기마저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건설은 지난달 27일 단일판매·공급계약 해지 공시를 통해 지난해 5월 수주한 ‘남양주센트럴N49’ 개발사업 건설공사 중단을 발표했다.

경기 남양주시 평내동 일원에 지하 5층~지상 최고 49층, 3개동 규모의 공동주택과 상업시설, 문화집회시설 등을 짓는 해당 사업의 해지 금액은 1387억3740만원으로 2022년 금호건설 총 매출액인 2조485억원의 6.77%에 해당하는 규모다.

남양주

▲금호건설이 최근 수주를 포기한 경기 남양주시 평내동 ‘남양주센트럴N49’ 조감도. 남양주도시공사


◇ 금호건설 자금 유동성 적신호, 각종 수치서 드러나


금호건설이 남양주센트럴N49 개발사업과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 시공권을 포기한 데에는 자금 유동성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유동성 문제는 금리인상, 원자재가격 상승, 악성 미분양 증가 등으로 건설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인해 기업 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앞서 금호건설과 함께 남양주센트럴N49 개발사업에 나선 남양주도시공사는 한국주택보증공사(HF)의 건설자금보증을 통해 PF로 사업자금을 조달하려 했지만 약정 조건을 두고 양측의 이견이 빚어지면서 공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지난 8월부터 대체시공사 입찰을 진행하는 등 우선협상대상자군을 확보했었던 남양주도시공사는 지난 5일 대체시공사로 동부건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금호건설의 자금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신호는 각종 수치에서 여실히 나타난다.

지난 상반기 연결 기준 금호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204억원으로 반년 만에 23.7% 감소했으며 영업활동현금흐름(-398억원) 및 투자활동현금흐름(-8억원) 등도 1년 사이 적자로 돌아섰다.

금호건설은 이 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연 9.6%의 높은 금리를 감수하면서 지난 8월 18개월 만기 사모채 100억원을 발행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건설은 남양주센트럴N49 수주 포기로 인한 재무적 손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지난 상반기 금호건설 매출액 중 32.48%를 관급공사가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비춰봤을 때 이는 사실이 아닐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더해 금호건설이 현대건설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새만금국제공항 입찰 일시 중단과 지난 8월 계약을 체결한 부천열병합발전소 현대화사업 건설공사 우선협상대상자 또한 계약 조건에 대한 이견으로 선정이 철회됐다. 부천열병합발전소사업 규모는 금호건설 지난해 매출액의 22%에 달해 큰 타격이 예상된다.


◇ 영업이익 급감·인명 사고로 박세창 사장 경영 능력 ‘도마’

이처럼 각종 악재가 겹치자 박삼구 금호그룹 전 회장의 장남이자 금호건설 내 전략기획, 경영지원, 재무·회계를 맡고 있는 박세창 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며 재무 안정성 및 향후 기업 전망에 대한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올 들어 금호건설 실적은 ‘어닝쇼크’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 1116억원에 달했던 금호건설 영업이익은 지난해 559억원으로 급감했으며, 지난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한 109억원으로 나타났다. 에프앤가이드는 금호건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보다 65% 감소한 55억원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 최근 금호건설이 시공한 충북 청주시 오송지하차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교 등에서 인명 사고가 발생하면서 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금호건설 관계자는 "남양주센트럴N49 시공권을 포기한 것은 분양시장 분위기 및 수익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지 자금 유동성과는 관련이 없다"며 "사모채 발행의 경우에도 이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만금국제공항 입찰 일시 중단과 부천열병합발전소사업 선정 철회는 공사가 아직 시작한 것이 아니라 재정적 타격이 없다"며 "매출액 및 영업이익 감소는 금호건설뿐만 아니라 모든 건설사가 겪고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daniel1115@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