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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급여월액과 최저임금월액 비교(2023년) |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1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우리나라 실업급여 제도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경총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실업급여 제도가 오히려 실업자의 취업 의지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출산·육아를 위한 모성보호급여가 실업급여 계정에서 지출되는 점, 폭넓은 수급 자격과 느슨한 관리체계 등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급격히 인상되면서 최저임금과 연동된 구직급여 하한액(최저임금의 80%)도 급격히 높아졌다. 구직급여 수급자의 70% 이상이 하한액을 적용받는 비정상적 수급 구조가 발생했다. 우리나라 구직급여 하한액은 평균임금 대비 44.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았다.
실직자의 구직급여액은 최소 월 185만원으로 최저임금(201만원)의 92%에 달했다. 실수령액(세후) 기준으로는 오히려 일을 하면서 받는 최저임금보다 높은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구직급여를 받기 위해 근로자가 충족해야 할 최소 요건인 기준기간(18개월)과 기여기간(180일)이 짧아 반복적인 구직급여 수령이 용이하다는 점도 실업급여 제도의 비효율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경총은 육아휴직 급여 등 모성보호급여가 사업 취지와 맞지 않게 실업자의 생활 안정과 구직활동 촉진을 위해 노사가 조성한 고용보험기금(실업급여 계정)에서 지출되고 있다는 점도 환기시켰다. 이에 대한 국고지원 강화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정부 일반회계 지원은 모성보호급여 지출 총액의 10%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밖에 조기재취업수당 제도는 구직급여를 받는 구직자가 재취업에 성공하면 추가적으로 지급받는 일종의 취업축하금(보너스) 성격을 지닐 뿐이라고 비판했다. 실업기간 단축이나 장기실업자의 재취업 촉진이라는 정책 목표의 효과성이 불분명하다는 한계가 있다는 진단이다.
경총은 실업급여 제도가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구직활동 촉진이라는 본연의 목적에 맞도록 원칙에 충실한 제도 운영, 기금재정 건전성 강화 등 국민과 기업이 수용 가능한 제도로 개편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실업급여제도를 지나치게 관대하게 운영하면서 곳곳에서 도덕적해이가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일하는 사람이 실업자보다 더 적게 받는 기형적이고 불공정한 구직급여 제도를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출산 극복에 대한 정부 책임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모성보호급여에 대한 국고지원도 지금보다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