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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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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으면 무조건 좋다? 국가건강검진에도 있는 ‘이 수치’, 치매에는 반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1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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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 가상 이미지(내용과 직접 연관 없음.)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 혈중 수치가 너무 높을 경우에도 치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9일 헬스데이 뉴스는 미국 보스턴 대학 의대의 마리아 글리모 역학 교수 연구팀이 카이저 퍼마넌트 ‘북캘리포니아 헬스 플랜’ 참가자 18만 4999여 명(평균연령 70세)의 17년간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를 인용 보도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HDL 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 모두 5그룹으로 분류했다. 평균 수치는 53.7mg/dL이었고, 65mg/dL 이상이 최상위 그룹으로 분류됐다.

지방의 일종인 콜레스테롤은 혼자서는 혈류를 타고 돌아다니지 못하기 때문에 지단백에 실려 운반된다. 콜레스테롤이 실리는 지단백의 입자가 ‘크냐, 작냐’에 따라 HDL 콜레스테롤과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로 구분된다.

LDL은 콜레스테롤을 혈관 벽으로 운반해 쌓이게 하기 때문에 ‘나쁜’ 콜레스테롤, HDL은 반대로 혈관 벽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거두어 간(肝)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린다.

혈중 HDL 콜레스테롤의 정상 수치는 남성이 40mg/dL 이상, 여성은 50mg/dL 이상이다.

이번 연구에서 평균 추적 기간은 9년이었고 그 사이에 2만 5000여 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

이 가운데 혈중 HDL 콜레스테롤 수치 최상위 그룹이 중위 그룹보다 치매 발생률이 1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HDL 콜레스테롤 혈중 수치 최하위(11~41mg/dL) 그룹은 중위 그룹보다 치매 발생률이 7% 높았다.

연구팀은 음주, 고혈압, 심혈관 질환, 당뇨병 등 다른 변수들을 고려했지만, 이런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밝혔다.

LDL 콜레스테롤 혈중 수치는 치매 위험과 연관이 없었다.

연구팀은 이에 HDL 콜레스테롤이 심장병과 암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치매와도 복잡한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지나치게 높으면 심혈관 질환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 나타난 치매 위험 정도는 그리 크지는 않지만, 이것이 지니는 임상적 의미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뉴욕 대학 심혈관 질환 예방 센터 임상 실장 하워드 웨인트럽 박사도 예상 밖 결과라며,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90mg/dL 또는 100mg/dL로 매우 높은 경우는 몰라도 65mg/dL 정도는 치매와 연관이 없다고 논평했다.

미국 신경 학회(AAN)는 HDL 콜레스테롤이 높거나 낮은 것이 치매의 원인임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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