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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노벨위원회가 지난 2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도 선진국의 mRNA 기반 백신·항암제 개발에 보조를 맞춰 적극 나서고 있지만, 미국은 물론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우리보다 늦었던 일본에도 뒤쳐진 것으로 드러나 우리 정부의 과감한 연구개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기여한 커털린 커리코 헝가리 세게드대 교수와 드루 와이스먼 미국 펜실베니아대 교수가 선정됐다.
mRNA 백신은 단백질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mRNA를 활용해 백신을 개발, 기존 단백질 기반 백신보다 빠른 3개월만에 신속하게 백신을 제조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mRNA 기술은 코로나 등 감염병 예방을 위한 백신은 물론, 폐암 등 다양한 암 치료제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어, 글로벌 제약사들은 mRNA 기술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mRNA 기반 백신·항암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미약품은 자체적으로 mRNA 플랫폼을 구축, 최근 폐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mRNA 암 치료제 후보물질의 전임상에 성공하고 내년 임상 1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GC녹십자는 캐나다 바이오텍 아퀴타스와 협력해 mRNA 기반 독감백신을 개발 중으로, 내년 임상 1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동시에, 전남 화순에 있는 기존 독감백신 생산공장에 mRNA 생산설비를 추가 구축할 방침이다.
대웅제약은 미국 바이오텍 온코러스와 협력해 폐암 및 기타 암에 대한 mRNA 항암제를 개발 중이고, 동아쏘시오그룹 계열사 에스티팜 역시 미국 버나젠과 함께 신종 감염병인 ‘하트랜드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mRNA 백신을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는 주요 선도업체들이 아직 임상 1상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미국은 물론 일본도 기술 수준은 물론 정부 지원 측면에서도 우리보다 한발 앞서가고 있다.
미국은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지난해 범정부 차원의 보건안보 대응조직인 보건첨단연구계획국(ARPA-H)을 신설한데 이어, 지난 8월 ARPA-H는 설립 후 첫 지원과제로 자가면역치료제 개발을 위한 mRNA 플랫폼 개발 프로젝트를 선정, 총 2400만달러(약 32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서 우리보다 뒤쳐졌던 일본은 지난 8월 다이이찌산쿄가 일본 최초로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 일본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지난해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은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코비원’보다 늦었지만, 전통적 방식의 백신인 스카이코비원과 달리 mRNA 분야에서는 우리보다 백신 개발에 앞선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백신·암 치료제를 포함한 글로벌 mRNA 의약품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5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mRNA 암 치료제 분야만큼은 아직 국내외에 뚜렷한 선도업체가 없는 만큼 우리 기업에게도 기회가 있다고 보고, 우리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연구개발(R&D) 지원과 벤처투자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