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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어닝시즌 시작···韓 기업 ‘실적 반등’ 신호탄 쏜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04 14:19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등’ 현대차·기아 ‘쾌속질주’



가전·조선·정유 등도 실적 개선 기대···고유가·환율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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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평택 2라인 전경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고환율, 고유가 등 각종 변수에 힘든 시기를 보내온 한국 기업들이 3분기 어닝시즌을 ‘실적 반등’의 기점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고 우리 경제 버팀목 역할을 해온 자동차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조선, 기계, 정유 등 업종에도 훈풍이 불기 시작했지만 철강, 항공 등 업계는 아직 앞날을 예측하기 힘들다.

4일 산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어닝시즌은 다음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포문을 열 곳은 삼성전자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상반기 바닥을 찍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6685억원이다. 3분기에는 2조원 안팎의 흑자를 냈을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적자폭을 크게 줄였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이 회사 영업적자가 3분기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하반기부터 ‘반도체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1조5000억원 안팎의 적자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이르면 내년 1분기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조성되고 있다.

자동차는 앞으로도 쌩쌩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기아는 2분기까지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양사 합산 영업이익은 2분기 기준 7조6400억원이다. 3분기에는 6조원대로 내려갈 것으로 보이지만 친환경차 판매 증가, 환율 효과 등이 지속되며 승승장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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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가전 업계는 재고조정과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믹스 효과를 누릴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의 경우 3분기 8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예측된다. 전년 동기 대비 10% 가량 늘어난 수치다.

조선업도 분위기가 좋다. HD현대중공업 영업이익의 경우 올해 상반기 271억원을 올렸지만 3분기에는 1000억원 이상까지 뛸 것으로 예측된다. 아직까지 영업적자를 내고 있는 한화오션도 3분기부터는 흑자 경영에 성공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선사들이 수익성 높은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를 이어가고 있어 내년까지 순항이 기대된다.

정유·화학 업종 표정은 엇갈리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앞날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HD현대오일뱅크 등은 정제마진 상승과 재고 자산 가치 증대 효과 등을 기대하고 있다.

석유화학 기업은 원유에서 뽑아낸 나프타를 원료로 사용한다. 유가가 오르면 원가 부담이 고스란히 커지는 셈이다. 최근 수요도 탄탄하지 않은 상황이라 당장 올해 안에 반전 포인트를 찾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철강사들 상황도 좋지 않다.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고환율 기조까지 겹치면서 3분기 실적 예상치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올 3분기 포스코홀딩스는 1조2000억원, 현대제철은 3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리오프닝은 지연되는데 현지에서 저가 물량들이 국내에 밀려오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항공 업계는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의 희비가 엇갈린다. 환율과 유가 모두 부담스러운 수준이지만 LCC의 경우 3분기 여객 성수기 여행객이 몰려 실적이 개선됐을 여지가 크다. 이 기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 예상치는 각각 5000억원, 18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0~40% 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대외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은 한국 기업들의 실적 반등 기조에 대표적인 변수로 꼽힌다. 최근 환율이 급등(원화약세)하고 유가가 치솟으며 원가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러시아 전쟁과 중국 경기 회복 지연, 엔화 약세,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 등도 한국 입장에서 반갑지 않은 소식들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유럽 친환경 정책 방향이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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