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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의도 한양아파트와 공작아파트가 잇달아 시공사 선정에 나섰지만 희비가 엇갈렸다. 사진은 한양아파트(왼쪽)와 공작아파트 모습. 사진=에너지경제신문 이현주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이현주 기자] 서울시 알짜 정비사업장으로 평가받는 영등포구 여의도 아파트들에서 잇달아 재건축 시공사 선정에 나섰지만 희비가 엇갈렸다. 한양아파트는 하이엔드 브랜드 수주전이 성사됐지만, 공작아파트는 큰 관심을 받지 못해 시공사 선정이 뒤로 밀린 것이다. 공사비 상승 등으로 알짜 대형 사업장에 집중하는 선별수주 경향이 강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양아파트에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입찰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수주전이 시작됐다. 반면 공작아파트 입찰에는 대우건설만 참여하면서 유찰됐다.
한양아파트 수주전은 업계에서 이례적이라고 평가할 만큼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양사 모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선 현대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적용한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를 단지명으로 제안하고, 조합원이 현재 사는 주택형과 동일평형으로 입주할 경우 100% 환급을 약속했다. 현대건설은 분양수익을 높이기 위해 여의도 최초의 ‘하이퍼엔드’ 특화 상품도 내걸었다. 총 210실 규모 오피스텔 모두 복층형 설계와 프라이빗 테라스를 도입하고 거실 천장고는 5.5m로 높여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개방감을 확보하는 식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린단 방침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회사가 가진 역량을 총동원해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최상의 디자인과 설계를 적용, 최고의 랜드마크를 탄생시키며 소유주에게 최고의 이익을 선사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 또한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적용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세 번째로 높은 ‘여의도 파크원’ 시공 경험과 철강회사 그룹사라는 강점을 살려 초고층 기술력과 안전·품질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단 계획이다. 또한 소유주 60% 이상이 60대 이상인 점을 고려해 합리적 공사비와 각종 금융 혜택 제공을 약속했다. 특히 포스코이앤씨는 공사비 7020억원을 내걸었는데 이는 현대건설보다 720억원 낮은 금액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입찰하는 각오가 남다르다"며 "여의도 한양아파트에 파크원 초고층 기술력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양아파트와 달리 공작아파트는 건설사로부터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당초 포스코이앤씨와 대우건설의 수주 2파전이 예상됐지만 시공자 선정 입찰에 대우건설만 참여해 결국 유찰됐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공작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검토했지만 상징성이 큰 여의도 한양아파트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공작아파트는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공사비 상승 등으로 알짜 대형 사업장에 집중하는 선별수주 경향이 강해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여의도 한양 아파트는 여의도 재건축 1호란 상징성이 크고 사업성도 공작아파트보다 높다. 한양아파트(1975년 준공)는 총 8개 동, 588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최고 56층, 5개 동, 아파트 956가구와 오피스텔 210실 규모의 단지로 재건축한다. 반면 공작아파트(1976년 준공)는 총 4개 동 373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지하 5층~지상 49층, 3개 동, 아파트 570가구로 재건축한다.
공작아파트는 시공사 선정이 유찰되면서 사업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29조에 따르면 시공사 선정은 경쟁입찰 방식(2회 이상)으로 선정해야 한다. 이에 사업시행자인 KB부동산신탁 측은 지난 22일 시공사 선정을 위해 재입찰 공고를 냈다. 다음달 4일 현장설명회를 개최한 후 11월20일 입찰을 마감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여의도 재건축은 알짜 정비사업장으로 평가받았지만 공작아파트는 결국 유찰됐다"며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 만큼 건설사들의 선별수주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zoo10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