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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왼쪽부터),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 사진=각사 |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의 제약·바이오 계열사들이 성장궤도에 올라선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에서 성장축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만, 대기업 그룹마다 서로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그룹 내 계열사간에도 엇갈린 실적을 보여 향후 판도 변화가 주목된다.
2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미국의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총 3213억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 올해 역대 최초로 연간 수주액 3조원을 돌파하기까지 약 3000억원만 남겨뒀다.
특히, 이번 계약은 지난 6월 완공한 인천 송도 제4공장에서 향후 7년간 BMS의 주력제품인 면역항암제 의약품들을 생산하는 계약이라는 점에서, 일부의 ‘과잉 생산시설’ 우려를 불식시킬 계기가 된데 의미가 있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을 주력으로 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1~4공장 생산용량 총 60만4000ℓ로 압도적인 세계 1위 CDMO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CDMO 분야에서 압도적인 시설규모와 신속한 생산·납품 전략을 선택한 것이 적중하고 있는 셈이다.
‘신약 개발’에 주력해 온 SK그룹은 대표 제약바이오 계열사인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가 모두 올해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는 향후 실적 전망이 대비되는 점도 눈에 띈다.
SK바이오팜은 올해 상반기 41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대표 제품인 뇌전증 치료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판매 증가에 힘입어 내년부터 영업흑자로 돌아서는 동시에, 90%가 넘는 엑스코프리의 높은 마진율(매출총이익률)에 힘입어 엑스코프리 특허가 만료되는 2033년까지 SK바이오팜의 현금수입만 총 5조원 이상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요 대기업 제약바이오 계열사 상반기 매출 비교 | |||
기업명 | 2023년 상반기 매출 | 2022년 상반기 매출 | 증감율 |
삼성바이오로직스 | 1조5871억원 | 1조1627억원 | 36.5% |
SK바이오팜 | 1378억원 | 946억원 | 45.7% |
SK바이오사이언스 | 471억원 | 2254억원 | -79.1% |
LG화학(생명과학사업본부) | 5642억원 | 4080억원 | 38.3% |
롯데바이오로직스 | 831억원 | 0 | - |
*금액 원은 연결기준.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 |
반면, 코로나 기간동안 백신 위탁생산 등으로 1조5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축적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일상회복으로 올해 영업적자가 불가피해 보이며, 일부 증권가는 코로나 이후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실적부진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문은 올해 상반기 5642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동기 대비 38% 성장했을 뿐 아니라 올해 첫 매출 1조원 돌파도 기대된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연매출 1300억원대의 당뇨 신약 ‘제미글로’를 기반으로 두가지 성분을 결합한 당뇨병 복합제 ‘제미다파’ 등 당뇨병 제품군을 확대하는 동시에, 올해 초 인수한 미국 제약사 아베오파마슈티컬스의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의 매출을 키워 올해 1조2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이다.
가장 최근에 합류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 세계 10대 CDMO 기업을 목표로 인천 송도 메가플랜트 조성 등 야심찬 계획을 추진이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출범 이래 현재까지 1년 3개월여 동안 지난해 인수한 미국 BMS 시러큐스 공장의 기존 수주 계약을 승계한 것 외에 신규 수주 발표가 없어 일부에서는 포화상태인 CDMO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런 일부의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지난해 BMS 시러큐스 공장 인수 당시 BMS와 3년간 총 2800억원 규모의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그 일환으로 시러큐스 공장에서 위탁생산을 수행해 올해 상반기 롯데바이오로직스는 831억원의 매출과 2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는 것이다.
나아가 롯데바이오로직스는 BMS와 추가 계약도 체결했다고 귀띔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양자 합의에 따라 규모를 공개하긴 어렵지만 지난해 2800억원 규모의 계약 외에 추가로 BMS와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것이 있다"며 "이미 내년에도 시러큐스 공장 생산계획은 거의 다 차 있으며 향후에도 공장 운영에 문제가 없을 정도의 추가 생산 계획이 잡혀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각 대기업그룹의 전체 매출에서 제약바이오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작지만, 각 그룹 총수들이 모두 제약바이오를 차세대 먹거리로 강조하고 있는 만큼, 대기업 계열사간 실적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