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미국과 중국이 드디어 광물전쟁을 시작됐다.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수출규제에 대응해 반도체 소재인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통제에 나서면서다. 중국은 지난달 1일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통제하는 것으로 미국에 대한 광물전쟁을 선포했다. 갈륨과 게르마늄은 태양광 패널과 컴퓨터 칩은 물론이고 야간 투시경과 레이저 등 다양한 IT·전자제품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광물이다. 미국이 중국 반도체 및 첨단기술 규제를 강화한 데 대해 중국이 핵심광물을 무기화해 항전 의지를 밝힌 것이다. 어떻게 보면 중국이 세계를 향해 칼을 뽑았다.
지난해 중국산 갈륨의 최대 수입국은 일본과 독일, 네델란드이고, 게르마늄은 일본과 프랑스, 독일, 미국이다.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주요국이 중국의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통제 직격탄을 맞게 됐다. 중국의 대응은 시작에 불과하다. 중국의 제재 수단과 종류는 무수히 많다. 이미 중국은 희토류에 대해서도 수출을 막았다.
글로벌 탄소중립 시대에 신재생에너지가 주목 받으면서 관련 핵심광물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 지고 있다. 중국은 수 년간 아프리카, 남미 등 다른 나라의 광물 확보에 대규모 투자를 꾸준히 해왔다. 올 상반기에만 100억 달러를 광산개발에 투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 늘렸다. 중국은 5개 대륙에 걸쳐 많은 광산업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세계 코발트 채굴량의 41%, 리튬 채굴량의 28%, 니켈 채굴량의 6%, 망간 채굴량의 5%를 중국이 직접 통제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미국 등 주요국들도 천연흑연을 채굴하지만 생산 비용이 많이 들어 경쟁력에서 중국에 크게 떨어진다. 중국의 가장 큰 장점은 핵심광물(주로 희소금속) 대부분의 제련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의 리튬 생산량 점유율은 16%로 호주(48%), 칠레(26%)에 비해 낮다. 하지만 제련 및 가공 단계에서는 점유율이 65%(2022년 기준)로 대폭 높아진다. 니켈도 마찬가지다. 중국이 니켈 제련기술을 전수하면서 세계 최대 니켈 매장국인 인도네시아에서 지배력을 키워 왔다. 인도네시아는 5년 전만 해도 기술력이 낮아 니켈을 대량으로 채굴하지 못했다. 이런 인도네시아에 손을 먼저 내민 건 중국이다. 중국은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적어도 3개 이상의 니켈 공장을 건설했으며,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공장을 늘리고 있다. 일본 역시 스미토모상사가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생산을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도 2개의 니켈 제련 공장을 가동 중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서 중국기업과 협력하는 이유는 니켈처리에 필요한 공정인 고압산침출 기술력 때문이다. 10년 전만 해도 중국기업은 고압산침출 기술에 문제가 많았지만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개선됐다. 세계 주요국들이 많은 돈을 들여 투자했는데도 희소금속 채굴에서부터 선광,제련 등 대규모 생산 시설 구축까지 배터리 생산의 모든 과정을 선도하는 중국을 따라 잡는데 수 십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신흥 개발국들이 광물을 무기로 차츰 세계 시장에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올해부터 구리 정광에 대해 최고 10%의 수출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인도네시아의 핵심광물 수출금지 조치에 따라 유럽연합(EU)집행위는 핵심원자재법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역내 주요광물 원자재의 최소 10% 채굴, 40% 가공, 15% 재활용 목표를 정했다. 핵심원자재법은 친환경 및 디지털 전환에 필수적인 핵심광물 원자재의 역내 채굴, 가공 및 재활용 역량 확대 및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원자재 공급망 안정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EU가 신흥시장 및 개발도상국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역내 처리 역량 강화를 추진하면 최소 20%의 EU 역내 처리 역량 추가 확보가 가능해진다. EU는 칠레에 이어 라틴아메리카, 카리브해 국가 공동체와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체결하며 중남미지역에 약 450억 유로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월 10대 전략 핵심광물의 특정국 의존도를 현재 80%에서 2030년 50%대로 완화하고, 2%대인 재자원화를 20%내로 확대하는 ‘핵심광물 확보 전략’을 발표했다. 특히 전기차, 이차전지, 반도체 분야 공급망 안정화에 우선 필요한 것을 10대 전략 핵심광물로 선정해 집중 관리키로 했다. 10대 전략 핵심광물은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흑연 그리고 희토류(5종)이다. 마침 산업통상자원부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14개국 장관회의에서 타결된 IPEF2 공급망 협정에 대한 국민 의견을 듣고 있다. IPEF는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한 경제협의체로 한국을 포함 일본, 호주, 인도,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이다. 공급망 협정은 공급망과 관련된 정부간 공조, 공급망 다변화와 안정화를 위한 각국 정부의 노력, 공급망과 관련된 노동환경 개선 협력 등이다. 이번 기회에 우리나라는 기업은 기업이 잘 하는 것을, 정부는 정부가 잘하는 것을 서로 결합해 같이 움직이는 ‘한국형 공급망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도 자원강국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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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
지난해 중국산 갈륨의 최대 수입국은 일본과 독일, 네델란드이고, 게르마늄은 일본과 프랑스, 독일, 미국이다.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주요국이 중국의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통제 직격탄을 맞게 됐다. 중국의 대응은 시작에 불과하다. 중국의 제재 수단과 종류는 무수히 많다. 이미 중국은 희토류에 대해서도 수출을 막았다.
글로벌 탄소중립 시대에 신재생에너지가 주목 받으면서 관련 핵심광물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 지고 있다. 중국은 수 년간 아프리카, 남미 등 다른 나라의 광물 확보에 대규모 투자를 꾸준히 해왔다. 올 상반기에만 100억 달러를 광산개발에 투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 늘렸다. 중국은 5개 대륙에 걸쳐 많은 광산업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세계 코발트 채굴량의 41%, 리튬 채굴량의 28%, 니켈 채굴량의 6%, 망간 채굴량의 5%를 중국이 직접 통제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미국 등 주요국들도 천연흑연을 채굴하지만 생산 비용이 많이 들어 경쟁력에서 중국에 크게 떨어진다. 중국의 가장 큰 장점은 핵심광물(주로 희소금속) 대부분의 제련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의 리튬 생산량 점유율은 16%로 호주(48%), 칠레(26%)에 비해 낮다. 하지만 제련 및 가공 단계에서는 점유율이 65%(2022년 기준)로 대폭 높아진다. 니켈도 마찬가지다. 중국이 니켈 제련기술을 전수하면서 세계 최대 니켈 매장국인 인도네시아에서 지배력을 키워 왔다. 인도네시아는 5년 전만 해도 기술력이 낮아 니켈을 대량으로 채굴하지 못했다. 이런 인도네시아에 손을 먼저 내민 건 중국이다. 중국은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적어도 3개 이상의 니켈 공장을 건설했으며,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공장을 늘리고 있다. 일본 역시 스미토모상사가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생산을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도 2개의 니켈 제련 공장을 가동 중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서 중국기업과 협력하는 이유는 니켈처리에 필요한 공정인 고압산침출 기술력 때문이다. 10년 전만 해도 중국기업은 고압산침출 기술에 문제가 많았지만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개선됐다. 세계 주요국들이 많은 돈을 들여 투자했는데도 희소금속 채굴에서부터 선광,제련 등 대규모 생산 시설 구축까지 배터리 생산의 모든 과정을 선도하는 중국을 따라 잡는데 수 십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신흥 개발국들이 광물을 무기로 차츰 세계 시장에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올해부터 구리 정광에 대해 최고 10%의 수출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인도네시아의 핵심광물 수출금지 조치에 따라 유럽연합(EU)집행위는 핵심원자재법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역내 주요광물 원자재의 최소 10% 채굴, 40% 가공, 15% 재활용 목표를 정했다. 핵심원자재법은 친환경 및 디지털 전환에 필수적인 핵심광물 원자재의 역내 채굴, 가공 및 재활용 역량 확대 및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원자재 공급망 안정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EU가 신흥시장 및 개발도상국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역내 처리 역량 강화를 추진하면 최소 20%의 EU 역내 처리 역량 추가 확보가 가능해진다. EU는 칠레에 이어 라틴아메리카, 카리브해 국가 공동체와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체결하며 중남미지역에 약 450억 유로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월 10대 전략 핵심광물의 특정국 의존도를 현재 80%에서 2030년 50%대로 완화하고, 2%대인 재자원화를 20%내로 확대하는 ‘핵심광물 확보 전략’을 발표했다. 특히 전기차, 이차전지, 반도체 분야 공급망 안정화에 우선 필요한 것을 10대 전략 핵심광물로 선정해 집중 관리키로 했다. 10대 전략 핵심광물은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흑연 그리고 희토류(5종)이다. 마침 산업통상자원부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14개국 장관회의에서 타결된 IPEF2 공급망 협정에 대한 국민 의견을 듣고 있다. IPEF는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한 경제협의체로 한국을 포함 일본, 호주, 인도,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이다. 공급망 협정은 공급망과 관련된 정부간 공조, 공급망 다변화와 안정화를 위한 각국 정부의 노력, 공급망과 관련된 노동환경 개선 협력 등이다. 이번 기회에 우리나라는 기업은 기업이 잘 하는 것을, 정부는 정부가 잘하는 것을 서로 결합해 같이 움직이는 ‘한국형 공급망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도 자원강국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