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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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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외화내빈', 신약투자 동력 떨어질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9.17 15:33

보건산업진흥원 ‘2022 보건산업 기업경영분석’ 발표
매출액 13% 성장 불구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 하락
상위 제약사일수록 수익성 취약...R&D 증가율도 둔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유한양행

▲유한양행의 연구원이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사진=유한양행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국내 제약업계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수익 감소에 따른 내실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신약개발을 위한 투자 위축 등 경쟁력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17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22년 보건산업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약산업 제조업체 총 275개사(상장 147개사·비상장 128개사)의 매출은 총 37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2.8% 증가했다.

이는 최근 5년새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로, 코로나 직전인 2018년(7.7%), 2019년(9.4%)은 물론, 코로나 기간인 2020년(11.6%), 2021년(10.3%)보다도 높은 외형 성장 속도이다.

그러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지난해 9.9%를 기록, 전년도 10.0%에 비해 소폭 감소하며 매출 증가세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영업이익률의 최근 5년 추이를 보면, 코로나 이전인 2018년(7.6%), 2019년(7.4%)과 2020년(9.4%)보다 높지만, 지난해(10.0%) 이후 1년만에 다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제약산업을 포함한 전체 보건산업의 영업이익률은 중소기업보다 중견기업과 대기업에서 하락폭이 더 컸다.

실제로 국내 매출 상위 5대 제약사가 각각 공시한 영업이익률을 보면, 유한양행은 2021년 2.9%에서 지난해 2.0%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웅제약은 7.7%에서 7.5%로 하락했고, 녹십자는 4.79%에서 4.75%로 소폭 하락했다.

종근당(7.1%→7.4%)과 한미약품(10.4%→11.9%)은 영업이익률이 증가했으나, 한미약품을 제외하면 5대 제약사 중 4개사가 전체 평균 영업이익률 9.9%에 미치지 못하고, 3개사는 2021년보다 지난해에 더 감소한 셈이다.

10대 제약사 중에서는 보령(6.6%→7.4%), JW중외제약(5.1%→9.2%) 등이 증가한 반면 HK이노엔(6.5%→6.2%)은 감소했다. 10대 제약사들 역시 대부분 영업이익률이 평균치 9.9%에 미치지 못했다.

그밖에 동국제약(10.6%→11.0%), 동아에스티(2.6% 유지), 대원제약(5.5%→9.0%), 동화약품(7.7%→9.0%), 삼진제약(13.6%→8.5%) 등 영업이익률이 감소한 제약사보다 증가한 제약사가 많지만, 평균치 9.9%를 넘는 제약사는 소수이다.

이번 보건산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제약산업 제조업체의 연구개발비도 지난해에 전년대비 6.4%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최근 5년새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즉, 지난해 제약산업의 연구개발비증가율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신약개발 투자가 활발했던 2020년(14.3%)과 2021년(10.4%)은 물론, 코로나 이전인 2018년(12.6%), 2019년(16.0%)과 비교해도 크게 둔화된 증가속도를 보인 셈이다.

업계는 제약산업이 임상시험비용 등 일반 제조업에 비해 연구개발(R&D) 지출이 많은 반면 건강보험재정 등 이유로 가격통제를 받는 업종인 만큼, 신약개발 활성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료의약품·혁신신약 등에 대한 약가제도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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