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근 국내 79곳 저축은행을 두고 금융감독원과 전문가(신용평가사)의 진단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말 79개 저축은행의 실적을 발표하며 "2분기 적자 폭이 다소 축소됐고, BIS비율도 규제비율을 상회하고 있어 손실흡수능력이 양호하다"고 진단했다. 저축은행은 상반기 96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2분기 적자 규모는 434억원 손실로, 1분기 손실액(528억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총여신 연체율도 5.33%로 작년 말(3.41%) 대비 1.92%포인트(p) 올랐지만, 2분기 상승폭(+0.27%포인트)은 1분기(1.65%포인트) 대비 크게 둔화됐다. 상반기 전체로 보면 저축은행이 순손실을 기록했고, 연체율도 올랐지만, 위험수준은 아니라는 뜻이다.
금감원은 하반기 경제 여건을 고려할 때 저축은행의 영업 환경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저축은행의 건전성 제고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신용평가는 금감원의 ‘낙관론’과 사뭇 다른 분위기의 분석을 내놨다. 부동산금융과 가계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자산건전성 저하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이후 부동산금융과 개인신용대출 부실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게 한신평의 전망이다. 저축은행이 조달비용 증가, 높은 대손비용 부담 등으로 대출 공급을 줄이고 있는데다 차주의 열악한 신용도 등을 고려할 때 하반기 건전성이 부정적일 수 있다고 짚었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저축은행 위기설이 수면 위로 부상한 올해 초부터 위기설을 진화하는데 집중했다. 저축은행이 2017년 이후 매년 1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고, 대부분 사내 유보했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 손실액은 충분히 흡수 가능하다는 게 핵심이었다. 실제 최근의 실적 부진은 부동산 경기 침체, 조달금리 상승 등 대외적인 요인이 핵심으로, 회사 자체적인 경영 부실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러나 저축은행이 과거와 다르게 기초체력을 강하게 다지고,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확보한 것은 과거 호실적 속에서도 언제든지 큰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적당하고도 건강한 긴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금감원과 한신평 진단의 핵심은 하반기에도 저축은행이 자금조달 능력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며, 건전성 제고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저축은행은 하반기 경기 상황 호전과 관계없이 언제든 부실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과거와는 다른, 더욱 디테일한 리스크 관리 능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