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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니 수교 50주년 기획①] 韓기업 ‘종횡무진’ 현장 누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9.11 08:23

삼성·현대차 등 현지에 ‘러브콜’

공장 만들고 마케팅 활발



인구 많고 성장잠재력 충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MOU 성과도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주목받고 있다. 인구와 자원이 풍부한데다 경제적으로 성장잠재력이 충분해서다. 특히 중국 경제가 침체되고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교역국으로서 가치가 크게 뛰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일부터 5박7일 일정으로 인도·인도네시아를 방문하는 데 경제인들이 대거 동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양국은 올해로 나란히 우리나라와 수교 50주년을 맞았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인도·인도네시아 경제·산업 상황을 진단하고 우리 기업들의 움직임을 정리했다. 공급망·첨단기술 등 앞으로 협력을 강화해야 할 분야가 어디인지도 살펴봤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인도·인니 수교 50주년 기획①] 韓기업 ‘종횡무진’ 현장 누빈다

[인도·인니 수교 50주년 기획②] 성장 가능성 ‘무궁무진’ 제2의 中 되나

[인도·인니 수교 50주년 기획③] "공급망·첨단기술 등 협력 강화해야"

[인도·인니 수교 50주년 기획④] ‘모범생’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장경영’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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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전기차 ‘아이오닉 5’가 생산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삼성,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일찍부터 인도와 인도네시아 시장을 공략해왔다. 양국 소득수준이 올라가고 우리나라와 교역량이 증가하며 최근에는 이에 따른 성과를 일정 수준 달성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 ‘기회의 땅’ 인도···삼성 스마트폰 1위·현대차그룹 車 2위

10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기준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500곳이 넘는다. 삼성은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매년 1억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만들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시장 점유율은 18%로 1위다. 현지에서 중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 않은데다 애플 침투율도 낮아 존재감이 상당하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등 신제품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며 인도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방갈로르의 삼성 오페라 하우스에서 ‘2023년 네오(Neo) QLED’ 제품 공개 행사를 열었다. 삼성은 자사 TV의 강력한 성능 안전한 연결성 몰입형 게이밍·개인 맞춤형 경험·지속가능성 등을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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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 5월 인도 방갈로르의 삼성 오페라 하우스에서 ‘2023년 Neo QLED’ 등 제품 공개 행사를 열었다.


현대차는 이미 인도 완성차 시장 2위 메이커 자리를 꿰찼다. 현대차·기아의 작년 현지 판매는 80만7067대로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 1~7월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50만2821대다. 인도 남부 첸나이 지역에서 현대차가 제1·2공장을 돌리고 있다. 중부 벵갈루루 인근 아난타푸르에는 기아차 공장이 자리잡았다.

점유율 확대를 위한 노력도 계속한다. 현대차는 인도에 특화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2032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하고, 2027년에는 전기차 충전소를 439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기아는 2025년부터 현지에 최적화된 소형 전기차를 생산한다. 이후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등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순차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 ‘자원 부국’ 인도네시아···전기차 격전지 급부상

각종 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는 전기차·이차전지 관련 업계의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몰려들고 있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도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LG그룹이 전기차 신공장을 함께 만들고 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은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에 배터리셀 공장 ‘HLI그린파워’를 만들었다. 올해 6월 완공됐으며, 시험생산을 거쳐 내년부터 배터리셀을 양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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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0~20일(현지시간) 열린 인도네시아국제모터쇼(GIIAS) 2023의 현대차 부스에 다양한 현지 판매 차량이 전시돼 있다.


합작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셀은 고함량 니켈(N)과 코발트(C), 망간(M)에 출력을 높여주고 화학적 불안정성을 낮춰줄 수 있는 알루미늄(A)을 추가한 고성능 ‘NCMA 리튬이온 배터리셀’이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를 비롯 향후 출시될 현대차·기아 전기차에 탑재된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완성차 업체 중 전기차 배터리셀부터 완성차까지 현지 생산 및 판매 체계를 갖춘 유일한 메이커가 됐다. 앞으로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판매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판매법인(HMID)은 현지 자동차 판매 순위를 2021년 13위에서 2022년 8위로, 올 들어서는 7월까지 6위로 계속 끌어올렸다. 판매대수는 2021년 3005대에서 현지 생산이 시작된 작년 3만1965대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올해는 1~7월 누적 판매대수가 2만65대로 전년 동기 대비 48.1% 뛰었다.

전기차 시장은 벌써 선도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 들어 7월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3913대를 판매했다. 시장점유율 56.5%를 달성하고 전기차 시장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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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인도네시아 찌비뚱(Cibitung)에 만든 ‘LG전자 인도네시아 R&D 법인’ 전경. LG전자가 HE사업본부의 첫 해외 R&D 법인이다.


LG전자는 인도네시아에 연구개발(R&D) 법인을 신설한다고 지난 7월 밝혔다. 회사의 첫 HE사업본부 해외 R&D 시설이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개발-생산-판매로 이어지는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했다는 분석이다. 개발과 생산지가 일원화 됨에 따라, 신모델 개발 효율 향상은 물론 글로벌 TV사업 확대 및 시장 공략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R&D 법인의 핵심인 연구인력도 점진적으로 확충, 오는 2025년까지 500명 수준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기업인들은 미래 핵심 산업과 공급망, 보건, 디지털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인도네시아상공회의소(KADIN)와 공동으로 7일(현지시간) 자카르타에서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양국은 다양한 첨단 산업 분야에서 16건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원전, 모빌리티, 핵심광물, 자원재활용, 청정에너지 등 우리나라의 기술력과 인도네시아의 자원·인구를 잘 활용한 협업사례들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에 체결한 MOU의 차질 없는 후속조치 이행을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맞춤형 인센티브 도입, 공적개발원조(ODA) 지원 등 협력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 나아갈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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