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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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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가 오르는데 매물도 부족…실거주 의무 폐지 서둘러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9.07 14:11

전세가격 상승폭 또 확대…매물은 연초대비 절반 줄어



실거주의무 폐지시 신축 아파트 전월세 공급 가능해져



원희룡 장관도 실거주의무 폐지법 개정안 국회 통과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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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가운데 가격 상승폭도 확대되고 있어 이를 안정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실거주 의무 폐지 관련법이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매물은 줄어들고 있어 전세가격 상승을 더 부추기고 있다. 그렇다 보니 전세 수요자들이 마음을 졸이고 있는 분위기다.


◇ 전세 매물 줄고 가격 상승폭 확대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4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 0.07%보다 0.02%포인트(p) 상승한 0.09%로 집계돼 상승폭이 확대됐다. 상승폭은 수도권과 서울이 견인했다. 수도권은 0.14%에서 0.18%로, 서울은 0.14%에서 0.17%로 기록됐다.

부동산원은 "서울지역은 전반적인 세입자들의 매수 문의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매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부동산 빅데이터앱 아실에 따르면 올해 서울지역 1월 전세매물이 약 5만5000건 있었는데 이달 약 3만1000건으로 약 43% 정도 매물이 줄었다. 경기도는 연초 약 6만7000건에서 이달 약 3만4000건으로 절반 가까이 매물이 사라졌다.

매물이 부족하다 보니 전세가격 상승을 더 부추기는 모양새다. 지난달 KB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서울 8월 평균 전세가격은 5억7131만원으로 지난해 6월(6억7792만원) 이후 처음으로 올랐다. 전세가격 상승은 강남지역이 주도했다. 강남 11개구 아파트 전세가격이 평균 6억5432만원에서 7월 6억5114만원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강남구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의 경우 지난3월 59타입 기준 7억5000만원 정도에 거래됐지만 8월에는 8억5000만원으로 1억원 이상이 올랐다. 같은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는 지난 3월 84타입이 8억원까지 떨어졌던 것이 현재는 13억5000만원까지 가격을 올려 거래됐다.


◇ 실거주 의무 폐지 통해 전세 공급 확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반대하는 실거주 의무 폐지가 전세가격을 안정화하는 것에 해법이 될 것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축 아파트 전·월세 물량이 시장에 쏟아져야 전세시장 가격 안정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1·3부동산 대책을 통해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 및 실거주 의무 폐지’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지난 4월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최대 10년에 달했던 전매행위 제한기간을 수도권은 최대 3년, 비수도권은 최대 1년으로 단축하는 내용을 담아 완화했다.

그러나 전매제한과 함께 엮여야 할 실거주 의무 폐지와 관련한 ‘주택법’ 개정안이 지난 2월 발의 후 여전히 국회서 표류 중이다. 이로 인해 현재는 전매제한 해제로 아파트 분양권은 판매할 수 있으나 실거주 의무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현행법을 위반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국토부에 따르면 규제가 시행된 2021년 2월 이후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해 실거주 의무를 적용하는 단지는 총 66곳으로 이는 4만4000가구에 달한다. 특히 미분양이 났던 대형단지인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이나 ‘성북구 장위자이레디언트’ 등이 연말부터 전매제한이 풀리지만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지 않으면 전세로 자금을 마련할 수가 없다. 전세로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면 곧 임대차 시장의 공급 불안정으로 연결돼 가격이 더 상승할 우려가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는 추석 연휴 전 ‘부동산 공급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여기에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실거주 의무 폐지를 담은 법 개정안을 국회서 빠르게 통과시키기 위해 정치권에서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관련 법안 통과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최근 전세시장이 불안정이 일어나고 있는 등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규제로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방해하면 안 된다"며 "재초환 및 실거주 의무 규제를 풀어서 시장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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