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올 하반기 ‘청약 대어’들이 내년으로 줄줄이 일반분양 일정을 연기하면서 그 이유와 이러한 현상이 시장에 가져올 파급 효과에 대한 수요자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 조감도 |
6일 분양 업계에 따르면 당초 연내 강남3구에서 분양 일정을 잡은 아파트 단지는 9곳이었으며 일반분양 물량은 총 2322가구였다.
청약 대어로 불리며 많은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던 이들 아파트 중 지금까지 일반분양을 완료한 단지는 단 한곳도 없다. 현재 이들 중 5개 단지는 분양 일정이 내년으로 연기됐으며 나머지 4곳 또한 올해 안에 분양된다는 확신이 없는 상황이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은 당초 올 하반기 분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합장이 사퇴하면서 일정이 기약 없이 연기됐다. 분양 업계에서는 조합장 재선출에는 수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해당 단지 일반분양이 내년으로 연기될 것을 확실시 하고 있다.
청약 대어라고 평가받던 단지들의 분양 일정 연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서초구 방배동 ‘아크로리츠카운티’는 분양가 심의 일정 등의 이유로 연내 분양이 어려운 상황이며, 같은 지역 ‘래미안원페를라’도 조합원 재분양 신청, 관리처분 변경인가 등으로 연내 분양 계획이 무산됐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메이플자이’는 공사비 증액 문제로 인해 올해 분양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조합 측에서 발표했으며,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레벤투스’ 또한 현재 연말에 일반분양 일정이 잡혀있지만 내년으로 연기될 공산이 크다는 점을 밝혔다.
여기에 더해 오는 12월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펜타스’와 송파구 신천동 ‘잠실래미안아이파크’ 등도 아직 일정을 변경하지 않았을 뿐 연기 가능성이 충분한 상황이다.
이들 중 그나마 연내 분양이 유력한 단지는 송파구 문정동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과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 뿐이다.
이처럼 올 하반기 청약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평가받던 단지들에서 연달아 일정이 미뤄지자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결국 분양가를 더 높게 받으려는 조합의 꼼수라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특성상 분양가가 올라야 주민 부담이 주는 구조여서 조합 측은 일반분양가를 높이길 원하며, 강남권은 분양가 상한제로 분양가를 마음대로 올리지 못해 사업을 연기한다는 해석이다.
집값이 오를수록 일반분양가를 높게 책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지속되고 일반분양 일정이 내년으로 연기된다면 일부 단지들의 분양가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이상으로 치솟을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래미안원베일리의 3.3㎡(평)당 일반분양가는 5653만원으로 국내 재건축 단지 중 가장 높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청약 일정 연기는 분양가 상승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분양가상한제에 걸려있기 때문에 이 같은 방법을 분양가를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어 "강남 청약 대어들의 분양이 내년으로 미뤄져 공급이 줄어든다면 주변 아파트 가격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