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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제약 3제 복합 당뇨병 치료제 ‘다파시타엠’(왼쪽), 한미약품 3제 복합 당뇨병 치료제 ‘실다파엠’. 사진=각사 |
매일 약을 먹어야 하는 만성질환자 사이에 복약 편의성이 높은 ‘복합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데다 정부도 국민 약제비 경감 차원에서 만성질환 복합제의 보험급여 적용을 호의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제약업계의 공통된 판단에서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당뇨병 신약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의 3제 병용 장기 3상 임상시험 신청서를 제출했다.
엔블로가 동일 계열의 기존 경쟁 제품에 비해 30분의 1 이하에 불과한 0.3㎎만으로 동등 이상의 약효를 보이는 만큼, 여기에 혈당강하제인 ‘제미글립틴’과 100여년간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된 당뇨 치료성분 ‘메트포르민’을 더해 3제 복합제로 만들어도 알약의 크기 등 환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효능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앞서 대원제약은 지난 8월 말 당뇨병 3제 복합제 ‘다파시타엠’을 출시했다. 메트포르민이 더해진 3제 복합 당뇨병 치료제로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허가를 받은 것이 특징이다.
곧이어 한미약품은 이달 초 메트포르민을 포함한 3제 복합 당뇨병 치료제 ‘실다파엠’을 출시했고, 종근당도 이달 중 메트포르민 포함 3제 복합제 ‘듀비메트에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동아에스티는 메트포르민을 포함한 3제 복합제 허가를 식악처에 신청,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3제 이상 당뇨 복합제 출시가 봇물을 이루는 이유는 우선 복용 편의성 때문에 환자의 복합제 수요가 증가하는 영향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당뇨 환자의 단일제·2제 병용요법 비중은 정체·감소하는 반면, 3제 이상 병용요법의 비중은 증가하고 있다.
편의성을 중시하는 젊은층 당뇨환자가 증가하는 것도 한 요인이다. 2021년 기준 국내 20~30대 제2형(후천성) 당뇨병 환자 수는 총 14만5000명으로, 전년대비 증가율은 40대(15%)·50대(15%)보다 2배 이상(30대 31%·20대 73%) 높다.
여기에 더해 지난 4월 보건복지부가 국민의 약제비 경감 차원에서 메트포르민이 포함된 당뇨병 3제 병용요법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기 시작했고, 먹는 당뇨치료제 글로벌 매출 1위인 머크(MSD)의 ‘자누비아’(성분명 시타글립틴)가 이달 중 특허가 만료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또 다른 만성질환인 고혈압·고지혈증 분야에서는 4제 복합제 개발·출시도 활발하다.
보령은 대표 고혈압 치료제인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에 3개 고혈압·이상지질혈증 치료성분을 복합한 고혈압·고지혈증 4제 복합제에 대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나아가 보령은 피마사르탄에 당뇨병 치료성분인 디파글리플로진을 복합한 고혈압·당뇨 복합 치료제의 임상 3상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은 고지혈증 치료성분 2개와 고혈압 치료성분 2개를 복합한 4제 복합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이로써 지난 2021년 한미약품이 세계 최초로 고혈압·이상지질혈증 4제 복합제 ‘아모잘탄엑스큐’를 출시한 이래 4제 복합제 시장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는 우리 규제당국이 새로운 조합의 복합제를 개량신약으로 인정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복합제로 처방 건수를 줄이면 건강보험 재정과 국민부담을 줄일 수 있어 복합제 급여 적용에 적극적인 만큼, 다양한 조합의 복합제 개발 및 출시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