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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연합뉴스 |
감사원은 24일 공개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운영실태 감사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감사원은 작년 10월부터 이 제도 운용의 적정성을 살펴본다는 목적으로 감사를 벌였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교부금 제도 개선에 힘을 싣는 감사다. 정부는 유·초·중등 교육에 사용된 교부금 일부를 대학도 쓸 수 있도록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를 신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애초 배분된 교육교부금 63조2000억원 외에 15조7000억원이 추가로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지급액이 당초 교부금의 25%에 달했다.
교육교부금으로 한 해 수십조원이 편성되는데 연도 중간에 추가경정(추경)예산이 편성되면 교육교부금도 추가돼 교육청에 고스란히 여유 재원으로 반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한 해에만 추경 예산 10조6000억원과 전년도 세계 잉여금 정산분 5조890억원이 추가로 주어졌다.
추가 지급액의 상당 부분이 불필요한 현금·복지성 지원사업에 쓰였다는 게 감사원 판단이다.
□각 교육청 지방교육교부금 사용 내역
경기도교육청 | ‘교육 회복지원금’ 명목 1664억원 지급 |
서울시교육청 | ‘입학지원금‘ 명목 960억원 지급 |
경북도교육청 | 행정직공무원·교육공무직에게 노트북 지급 |
전남도교육청 | 교직원 1인당 3000만원 이내 무이자 대출 |
강원도교육청 | 출산 축하금 인상, 스마트 단말기 구매 |
경북도교육청은 교원이 아닌 행정직 공무원과 교육공무직 등에 46억원 상당의 노트북을 나눠줬다. 전남도교육청은 2018∼2022년 연평균 300여명의 교직원에게 1인당 3000만원 이내, 총 346억원을 ‘무주택 교직원 주택임차 지원’ 명목으로 무이자 대출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교육청은 2021년부터 교직원 첫째 출산 축하금을 3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둘째는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셋째는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증액했다. 강원도교육청은 학교 교감 등에게 스마트단말기를 나눠주겠다고 600대를 구입했는데 210대는 보관만 하고 있었다.
지난 2018∼2022년 5년간 시도 교육청 현금·복지성 지원사업에 쓰인 돈만 3조5000억원에 달했다. 각 시도 교육청이 필요한 돈을 계산한 ‘기준재정수요’ 산정 기준이 교직원, 학교, 학급 수 위주여서 정작 ‘학생 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도 제기됐다.
앞으로 학령인구가 감소하더라도 시도 교육청이 교사·학교·학급 수만 유지하면 전년도와 비슷한 교부금이 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감사원이 기존 교원 등 인건비 수요를 살펴보니 법령에 근거가 없는 호봉 승급분을 추가해 2020∼2022년 3년간 인건비 4조4000억원이 과다 반영됐고 물품비용 등 2조9000억원은 중복 반영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내국세의 20.79%’를 무조건 배분하게 돼 있는 교육교부금 구조 자체가 이처럼 방만한 재정 운영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통계청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초·중등 학령인구는 2021년 544만명에서 2030년 407만명, 2065년 257만명 등으로 급격히 줄어드는데 현행 교육교부금은 경제 성장에 따라 세수가 늘어나면 자동으로 불어나는 구조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지속적 교육투자와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할 수 있는 교육교부금 산정을 다시 실시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작년 10월 감사가 시작된 이후)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고특회계)를 신설해 유·초·중등 재정과 고등교육 재정 간 균형적인 성장을 모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세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책무성·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을 위해서는 사회적 논의와 별도로 정책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교육부가 오는 2028년부터는 초등교원으로 신규 채용할 수 있는 인원이 연간 1000명대로 떨어지는데도 이를 숨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에 따르면 교육부는 2018년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을 만들 때 교원 1인당 학생 수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초등교사 1인당 15.2명, 중등교사 1인당 13.1명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맞추려면 2019년부터 2030년까지 교원 약 5만3000명을 줄이고 신규채용은 총 7만명으로 잡아야 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신규채용 규모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사유로 애초 모형 산정결과보다 신규채용 인원이 많아지게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2030년까지 정원 감축 인원은 3만3000여명으로 줄였고 신규 채용 계획은 8만5000∼9만2000명으로 늘어났다.
교육부가 2020년 교원 수급계획을 만들 때 2019년 통계청 장래인구 추계를 반영하면 2021∼2030년에 초등교원을 신규채용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됐다. 교원 1인당 학생 수를 2030년까지 12명으로 낮추더라도 기존 감축 예정 인원보다 6000명 가량을 더 줄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교육부는 조율 끝에 2021∼2024년까지 3000명 정도의 신규채용 규모가 유지된다고만 발표했는데 2028년에는 신규 채용 인원이 1770명으로 떨어진다는 사실은 숨긴 것이다.
감사원은 "2024년까지만 3000명 정도의 신규채용 규모가 유지되도록 하고 2025년부터는 급격히 감소하게 해 사실상 2030년까지의 초등교원 신규채용 여력 중 일부를 미리 당겨 쓴 것"이라며 "그 이후는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ys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