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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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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고환율에 긴장하는 항공업계…실적 '고공행진' 발목 잡히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23 15:01

국제선 유류할증료 8→11단계 '3단계' 올라…지난달 대비 33%↑



국제유가 상승으로 영업 성과 '주춤'…고환율로 여행 경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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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이 해외 입국자와 환영객으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정인 기자] 엔데믹을 맞아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항공업계가 고환율, 고유가 상황을 맞아 주춤하고 있다. 업계는 노선 증편·다변화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 올해 3분기 호실적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이달 8단계 대비 3단계 오른 11단계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9월 발권 국제선 항공권 이동 거리에 따라 편도 기준 2만800~16만3800원을 유류할증료로 부과한다. 이는 지난달 1만5600~11만4400원 대비 33%가량 오른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도 1만6900~9만6000원에서 약 38% 오른 2만3300~13만4600원을 책정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일괄적으로 9900원을 적용한다.

국토교통부는 2016년부터 거리비례제에 따라 항공사들이 내부 조정을 거쳐 유류할증료를 결정하도록 했다. 싱가포르 항공유의 갤런(3.785L)당 평균값이 150센트 이상일 때 총 33단계로 나눠 부과한다.

9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11단계에 해당한다. 기준이 되는 지난 7월 16일부터 8월 15일까지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은 갤런당 258.75센트(3454원)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유가 급등을 겪은 2022년 7월 22단계까지 상승해 최대 33만9300원 부과됐다.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다가 이달 8단계를 기록했다.

9월 유류할증료 인상은 국제유가(두바이유) 상승 때문이다. 두바이유는 지난 15일 배럴당 86.39달러(11만5600원)로 2022년 12월 평균 가격 77.2달러(10만3000원) 대비 10달러(1만3000원) 가까이 상승했다.

유류비는 항공사 영업비용의 30% 가량을 차지한다. 따라서 유류비 상승은 항공사의 영업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한항공은 연간 3000만배럴(47억6900만리터)가량의 유류를 소모한다. 결국 배럴당 1달러가 오르면 유류비가 3000만달러(400억원) 상승하는 것이다.

환율이 상승해 해외여행 경비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환율이 10원 오르면 각각 300억원, 284억원의 외화평가손해를 본다.

이같은 고유가·고환율 상승이 지속되면 올해 3분기 항공업계 실적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기 힘들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2분기 화물운임 하락세, 공급비 증가, 환율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이 각각 4680억원, 108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6.4%, 48.5% 감소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올해 상반기 최고 실적을 달성했지만 지난 3년간 부채가 쌓였기 때문에 재무적 부담이 여전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여객 수요가 진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유류비와 환율 상승 등 변수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노선 증편, 다변화 등 전략으로 실적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kji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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