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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임직원 테러 예고에 ‘몸살’…대체 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22 15:38
검은사막공지

▲검은사막 ‘2023 하이델 연회’ 공지.


[에너지경제신문 정희순 기자] ‘묻지마 테러’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게임업계도 직원들을 겨냥해 폭력을 벌이겠다는 예고글이 잇달아 올라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는 오프라인 행사의 온라인 전환, 긴급 재택근무 등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연일 불거지는 테러 예고에 불안감은 가중되는 상황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펄어비스와 컴투스, 엔씨소프트 등 국내 게임사들이 잇달아 테러 위협을 받아 긴급 재택근무에 돌입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펄어비스는 오는 26일 이용자 행사인 ‘2023 하이델 연회’ 개최를 앞두고 행사장에 대한 테러 위협을 받았다. 지난 8일 고객센터에 게임 내 채팅창에서 행사장에 대한 방화 및 폭탄 테러 예고가 있었다는 제보가 접수됐고, 펄어비스는 채팅 로그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한 후 수사 기관에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은 지난 11일 테러 예고 글을 올린 50대 남성과 20대 남성을 붙잡았으며, 경찰 조사 결과 게임 내에서 만난 두 사람은 "게임에서 아이템을 얻지 못해 불만이 생겨 협박 글을 작성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펄어비스는 반얀트리 호텔에서 참석자 1000여명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었던 행사를 온라인으로 긴급 전환했다.

펄어비스 측은 "수사 기관 측에서 행사 진행에 대한 우려 의견을 주셨다"면서 "우리 역시 이용자들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이번 하이델 연회는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컴투스도 야구 게임 ‘컴투스 프로야구 V23’ 운영에 불만을 품은 이용자가 칼부림 위협을 받았다. 컴투스는 수사 기관에 신고를 접수한 후 지난 14일 그룹 전 직원에 재택근무를 권고했고, 경찰은 테러 예고 글을 올린 40대 남성을 체포했다.

엔씨소프트도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테러 위협 신고가 들어와 긴급 재택근무를 실시했다. 엔씨소프트는 전날 오후 사내공지를 통해 "오늘 오전 분당경찰서에 자사 게임 관련 유튜버의 채팅창에 폭력을 예고하는 글이 게시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며 "경찰이 관련 내용을 확인중이나 사우님들의 안전을 위해 금일 오후 긴급 재택근무를 실시하고자 한다"고 알렸다. 이어 "사원증은 패용하지 마시고 사옥 근처에서 개별 이동은 지양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테러 위협 글을 올린 이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주로 다루는 유튜브 방송을 시청하며 유튜버에게 1만원을 후원하고는 메시지로 "NC 앞에서 칼부림 갑니다"라는 글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전날 오후 경찰에 자수했고, 조사에서 "리니지 게임 관련 불만이 있어 장난식으로 글을 썼다. 내가 쓴 글이 언론에 보도되는 등 상황을 보고 사태가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어 자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들의 협박성 글은 대부분 게임 운영에 대한 불만에서 기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미 붙잡힌 피의자들은 운영이나 자신의 캐릭터가 원하는 아이템을 얻지 못한 데 대해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가 밀집한 서현역 인근에서 실제로 테러가 일어나기도 해 불안감이 큰 것이 사실"이라며 "일단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재택근무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게임을 이용하다가 생긴 불만이 과격하게 표현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직원들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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