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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진 산업부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지난 4일 새벽 7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안다즈 서울강남을 찾았다. 이곳에서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KT 대표 후보 숏리스트 최종면접을 진행한다는 정보를 입수해서다.
면접 장소인 안다즈 호텔 지하 2층 스튜디오1은 이른 아침 시간에도 직원들이 행사 준비로 분주했다. 그렇게 행사장 입구에서 대기한 지 2시간 가량이 흐르자, 위원들이 속속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가장 먼저 면접장에 들어선 후보는 차상균 서울대 교수였다. 면접장 입구로 향하는 차 교수에게 질문하기 위해 따라붙자, 직원들이 앞을 막아 섰다. 이후 행사장 한쪽에 가림막을 세우고 비상 출입구를 여는 등 직원들의 보안이 한층 강화돼 취재가 쉽지 않았다.
그다음 심사는 최종 후보로 낙점된 김영섭 대표 내정자, 마지막은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순으로 진행됐다. 심사를 마치고 나오는 박 전 부문장과는 인사를 나눴지만 아쉽게도 김영섭 KT 신임 대표 후보만 만나볼 수 없었다.
다만 김 후보는 최종 후보로 낙점된 소감을 묻는 문자에 주주총회를 마친 후에 답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최종 선임까지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업계 안팎에선 ‘김영섭호’ 출범은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도 김 후보를 KT 대표에 선임하는데 찬성표를 던졌다.
이제 오는 30일 열리는 KT 임시주주총회에서 김 후보를 KT의 새 수장으로 결정하는 의결이 진행된다. 앞으로 일주일이면 장기간 지속된 KT의 경영 공백도 일단락되는 것이다. 김 후보자가 주총에서 대표로 공식 선임되면 임기는 2026년 3월 말까지로, 그는 2년 7개월 동안 KT를 이끌게 된다.
대표 부재가 길어진 만큼 김 후보의 어깨는 무겁다. 김 후보는 KT 내부 인사가 아닌 데다 경쟁사에 오래 몸담았던 인물이다. 이에 KT 임직원들의 융합과 경영 정상화도 그에게 숙제로 남겨졌다. 그러나 김 후보는 최종 면접에서 KT의 변화와 혁신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의 KT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앞서 구현모 전 KT 대표는 ‘디지코’를 키워드로 KT의 디지털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을 꾀했으며, 황창규 전 KT 대표는 ‘기가토피아’라는 경영전략을 내세웠다.
김 후보는 기업 경영 경험과 정보통신기술(ICT) 전문성을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되는 만큼 그만의 색깔로 물든 KT의 재도약을 기대해 본다.
sojin@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