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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찐부자'처럼 옷입기, 과소비 경계해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22 08:06

조하니 유통중기부 기자

조하니 기자

▲조하니 유통중기부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찐부자가 입을 법한 ‘올드머니 룩’이 인기다. 집안 대대로 부를 쌓아온 귀족이나 모태 부자처럼 보이는 게 핵심이다. 중저가가 주를 이루는 신명품과 마찬가지로 타깃 고객은 20∼30세대지만 올드머니 룩은 고급 소재를 중시하는 특성상 최대 수천만 원에 이르는 초고가 브랜드도 많다.

올드머니 룩 트렌드에 불씨를 당겼다고 평가받는 미국 HBO사 드라마 ‘석세션’에 등장한 브랜드만 봐도 그렇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로로 피아나(Loro Piana)’가 대표 사례다. 이 브랜드 패딩 제품은 최대 1000~2000만원대 수준으로 유명하다. 또 다른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인 ’브루넬로 쿠치넬리’ 티셔츠 한 장이 저렴해도 수십 만 원대다.

이들 브랜드의 공통점은 고급 소재가 특징인 만큼 비싼 가격임에도 로고를 보이지 않는 것이다. 과시하지 않되 부자다움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명품 소비 성향과 일맥상통하다는 업계 설명이다.

올드머니 룩은 부를 선망하는 패션 코드로 재벌의 ‘부자다움’ 그 자체를 추종하면서도 과시욕을 드러내지 않는 게 특징이다. 보이지 않는 부마저 추종하는 셈이다. 기존처럼 부를 동경하는 물질주의적 소비 경향은 여전한 동시에 과시욕을 드러내는 졸부 같은 소비 패턴에는 반감을 드러내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 사회의 젊은 세대는 돈이 없다는 점이다. 평균 자산은 늘었으나 갈수록 자산 격차는 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트렌드를 좇으면 과소비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난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세대가 가구주인 가구의 평균 자산은 3억5651만원이다. 이 가운데 자산 상위 20%와 하위 20% 간 자산 격차를 보여주는 자산 5분위 배율은 35배에 이른다. 소득 역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20년 기준 20~30세대 내 상위 20%의 연간 소득은 1억2832만원으로 집계된 반면, 하위 20%의 연간 소득은 1968만원으로 6분의 1에 불과했다.

일각에서는 질 좋은 제품을 구매해 입는 점에서 올드머니 룩이 패스트 패션(최신 유행을 즉각 반영한 패션)의 대항점에 놓여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소비자 차원에서 합리적 가격에 괜찮은 제품을 구매해 오래 입는 것과 무리해서 과소비하는 것은 다르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업계도 젊은 고객들의 구매력을 과대평가해 사치성 소비를 조장하는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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