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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가 전망한 2029년 항체약물접합체(ADC) 의약품 매출 상위 10대 제약사와 매출 전망치, 자료=글로벌데이터. 한국바이오협회 |
특히, 일부 다국적 제약사들의 ADC 투자와 성과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자 국내 바이오 기업들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ADC 항암제는 암세포만 찾아가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항체’에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을 연결한 일종의 표적항암제로, 정상세포 파괴 없이 암세포만 죽이기 때문에 기존 항암제의 부작용을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고 있다.
15일 한국바이오협회가 글로벌 조사기관인 ‘글로벌데이터’의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글로벌 제약사 다이이치 산쿄는 ADC 기반 항암제 매출이 오는 2025년 63억달러(약 8조원), 2029년 108억달러(약 14조원) 이상을 기록해 이 부문 세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서 씨젠이 2029년 57억달러(약 7조원), 로슈가 35억달러(약 4조원)의 매출을 올려 2, 3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ADC 시장은 지난해 12조원 규모에서 2029년 360억달러(48조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0년대 초반 연구개발이 시작된 ADC 항암제는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치료제만 총 13개로 알려져 있다. 2000년 화이자의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마일로탁’을 시작으로 로슈, 길리어드,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ADC 항암제를 출시했다.
그러나 2021년 출시된 다이이치 산쿄의 표적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가 탁월한 효능을 바탕으로 매출 선두로 나설 전망이다.
이에 화이자는 지난 3월 씨젠을 430억달러(약 56조원)를 들어 인수해 열세를 만회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머크는 지난해 최대 12조원을 들여 중국 ADC 개발기업 켈룬파마수티컬의 ADC 후보물질 7개를 도입했고, 아스트라제네카 등도 수십억 달러를 ADC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해 12월 미국 암젠에 1조6000억원 규모의 ADC 플랫폼 기술수출을 성사시키는 등 기술개발이 활발하지만 아직 상용화된 제품 출시나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대형 제약바이오기업과 ADC 전문 바이오텍간의 기술협력이 활발한 모습이다.
한미약품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와 ADC 공동개발을 진행 중이고, 종근당은 네덜란드 ADC 개발회사 시나픽스와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으며, 삼진제약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노벨티노빌리티와 ADC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은 올해 초 영국 ADC 개발기업 익수다테라퓨틱스에 지분투자해 지분 47.1%를 확보한데 이어, 국내 ADC 바이오텍 피노바이오와도 ADC 항암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삼성그룹이 조성한 바이오분야 투자펀드 ‘라이프라이언스펀드’를 통해 스위스 ADC 바이오텍 아라리스에 투자한데 이어 내년 ADC 상업생산 시작을 목표로 ADC 전용 생산시설을 인천 송도에 구축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역시 최근 국내 바이오텍 카나프테라퓨틱스와 ‘ADC 플랫폼 구축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미국 시러큐스 생산공장에서 ADC 생산설비 증설을 위한 공사를 시작했다.
업계는 ADC 기술이 연구개발 단계를 지나 수익실현이 시작된 기술인 만큼 글로벌 제약사들의 인수합병, 기술개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규모 면에서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하기 어려운 우리 기업으로서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에 보다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