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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시장 '폭풍 전 고요'...또다시 급락장 나올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07 15:52

6월 美CPI 이후 금리인상 종료 기대감에도 시세·거래량 침체



가상자산업체 연달아 파산...다시 악화되는 인플레이션도 두려움 키워



"비트코인 ETF ‘보류’ 가능성 높아...반감기도 호재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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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의 시세·거래량이 침체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미국 가상자산 업체들의 잇따른 파산, 다시 고개를 드는 고인플레이션 등으로 코인 투자 심리가 억눌린 채 관망세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호재로 평가받던 코인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등장, 비트코인 반감기 도래 등은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7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비트코인은 3700만원 후반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최근 일주일간 꾸준히 3700만~3800만원대 시세를 유지하는 중이다. 거래량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중인데, 미국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소비자의 코인 거래량은 전년 대비 70%가량 감소한 상태다.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양호한 결과를 나타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금리 인상 중단이 유력한 상황에서 이는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이더리움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알트코인은 연초 이후 눈에 띄는 가격 상승을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코인 시장이 좀처럼 기지개를 켜지 못하는 것은 아직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미국에서만 쓰리애로우캐피탈(3AC), 셀시우스 등 대형 암호화폐 기업들이 연달아 파산을 선언하며 신뢰성을 상실했다. 올 6월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코인베이스·바이낸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대규모 파산위협이 더욱 가중됐다. 상당수의 코인을 투자계약증권이 아닌 ‘불법 증권’으로 규정, 이를 사용자에게 제공했다는 것이 주요 논지이다. 만약 이 소송이 SEC의 승소로 끝날 경우 에이다(ADA) 등 주요 코인들도 파산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다시 돌아설 조짐을 보이는 것도 거시 환경에 부담을 주고 있다. 국제유가, 식량 등의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2.82달러로, 지난 6월 60달러대에 비해 약 20%가량 급등했다. 같은 날 유엔세계식량기구에 따르면 7월 세계 식량가격지수도 전월 대비 1.3% 상승한 123.9포인트로 집계됐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의 등장, 비트코인 반감기 도래 등으로 하반기 코인 시장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지난 6월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신청하자 비트코인의 시세가 25%가량 상승한 바 있다.

단 가상자산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시각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중이다. 블랙록이 신청한 비트코인 ETF에 대한 규제당국의 결정은 오는 9월 중 있을 예정인데, 기존 신청됐던 상품들처럼 ‘보류’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과거 기대감만으로 크게 올랐던 비트코인의 시세가 오히려 급락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또 암호화폐 공급량이 줄어드는 반감기는 대부분 투자자가 큰 호재로 생각하지만, 최근 반감기가 지나간 ‘라이트코인’의 경우 오히려 시세가 5%가량 하락하는 현상을 보인 바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상자산 전문 컨설팅 업체 원더프레임의 김동환 대표는 "결국 관건은 미국 정부와 규제당국이 코인을 언제 호의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느냐인데, 현재 바이든 정부는 코인 시장에 비판적"이라며 "기존 월가로 상징되는 레거시 금융들이 코인 시장에 어떻게 적극적으로 들어오느냐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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