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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신용등급 강등'을 호재로…인버스 ETF '눈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03 15:57

코스닥 인버스·곱버스 ETF, 코스피 거래량 1·2위 기록



지수 횡보하면 손실 가능성도 있어…증권가 "올인은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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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2차전지 테마주 영향으로 증시가 과열됐다는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됐다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투자자들이 지수 약세에 베팅하는 ETF에 몰리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거래량이 가장 많이 쏠린 상품은 기초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다.

가장 높은 거래량을 기록한 종목은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다.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의 거래량은 일반 종목과 비교해도 가장 높다. 이 종목은 F-코스닥150 지수를 추종한다. F-코스닥150 지수는 코스닥150 선물시장에 상장된 최근 월종목의 가격과 동일하게 연동하는 지수다.

특징이라면 인버스(inverse·반대) 상품이라는 점이다. 인버스 ETF는 기초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내는 구조다. 기초지수가 1% 하락하면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는 1% 상승한다. 반대로 기초지수가 1% 오르면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는 1% 내린다.

거래량 뿐만 아니라 거래대금으로도 상위권이다.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의 지난 2일 거래대금은 5050억원으로 POSCO홀딩스와 삼성전자에 이어 세번째다. 3일 거래대금도 5000억원을 넘어섰다.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에 이어 가장 거래량이 많은 종목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다.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방식으로 운용되고, 거기에 레버리지를 이용해 변동폭을 두배로 키운 일명 ‘곱버스’ ETF다.

이 ETF의 기초지수는 코스피200선물과 연동하는 F-KOSPI200이다. 마찬가지로 기초지수가 하락하면 그 하락율의 두 배만큼 수익이 나고, 기초지수가 상승하면 해당 비율의 두배만큼 손실을 입는다.

이 두 ETF에 거래량이 쏠리는 것은 코스닥의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얘기다. 지난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때도 관측된 현상이다.

당시 2011년 8월 5일(현지시간)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내리자 일주일만에 국내 증시에서 인버스 ETF의 거래량이 그 전보다 4배 이상 급증했다. 수익률도 그만큼 크게 오르며 KODEX(삼성자산운용)는 물론 TIGER(미래에셋자산운용)와 KOSEF(우리자산운용)의 인버스 ETF 모두 수익률이 20%를 단기간에 돌파했다.

인버스 상품은 지수의 방향과 반대로 움직이는 특징을 이용해 기관의 리스크 헷지를 위한 포트폴리오 구성에 자주 쓰인다.

실제로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는 이번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전 1개월간을 기준으로 개인이 매수우위를 보이고 기관과 외국인은 매도우위를 보이던 종목이다. 하지만 2일부터는 반대로 개인이 팔고 기관과 외국인이 매수에 나서고 있다.

한편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지수 약세의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지만 인버스와 레버리지 ETF에 중장기적인 매수세를 유지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이다.

지수가 연일 내려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내려가는 ‘추세’를 보일 경우 생각보다 수익률이 높지 않거나 오히려 손실을 입을 수도 있는 구조기 때문이다.

특히 레버리지 인버스 ETF의 경우 ‘음의 복리’ 효과가 적용되면 장이 횡보하기만 해도 손실을 입는다.

예를 들어 기초 지수가 첫날 100에서 시작해 50으로 떨어진 뒤 다음날 다시 100을 기록할 경우 기초지수는 제자리(0%)로 돌아왔지만 레버리지 인버스 ETF는 첫날 기초지수 하락율(-50%)의 반대의 두배인 100%의 수익률을 기록한 뒤 둘째날 기초지수 상승률(+100%)의 반대의 두배인 -200%의 손실을 입는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버스와 곱버스 상품은 집중해서 투자하기보다는 투자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포트폴리오에 일정 비율로 섞는 것이 투자의 정석"이라며 "만약 지수 하락이 예상된다고 빚을 내서 해당 종목에 투자를 할 경우 시장의 상황에 따라 감당하기 힘든 손실을 입을 수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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