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스템임플란트 CI |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오스템임플란트의 코스닥시장 상장 폐지가 확정된 가운데 아직 까지 주식을 보유 중인 일반 투자자들이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오스템임플란트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공시를 통해 상장폐지와 향후 정리매매에 대한 절차를 안내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오는 3일부터 11일까지 정리매매가 진행된 뒤 14일 상폐될 예정이다.
자진 상장폐지다 보니 시장에 주는 충격은 적다. 이미 공개매수 절차까지 진행하면서 대주주 측이 90%가 넘는 지분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자진 상폐를 진행하는 주체는 발행주식 총수의 90.1%를 가지고 있는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다. 이곳은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코리아가 오스템임플란트를 인수하기 위해 세운 합작법인이다.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정리매매를 진행한 뒤 상장폐지가 되더라도 6개월동안 장외매수를 통해 소액주주들의 주식을 매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수가격은 1주당 190만원이다. 매수가가 높은 이유는 앞서 공개매수 기간 동안 1주당 19만원에 주식을 매수한 뒤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주식의 액면 병합(10대 1)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주가를 10배로 높이면서 일명 ‘알박기’를 방지한 셈이다.
만약 아직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가 주식을 매도할 생각이라면 정리매매 기간 동안 매도하는 것이 유리하다. 장내에서 주식을 매도하면 증권거래세(0.2%)만 내면 되기 때문이다.
만약 상장폐지 이후 장외시장에서 매도를 하면 증권거래세율이 0.35%로 오른다. 여기에 양도소득세와 지방소득세도 부과된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개매수까지 진행했지만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들 상당수가 이번 정리매매와 향후 장외 거래에서도 지분을 넘기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회사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가격과 정리매매시 매수 가격은 그동안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이 가보지 못한 주가다. 장내에서 매수한 일반투자자라면 무조건 수익이 나는 구조다.
앞으로 회사 측이 이보다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주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앞서 공개매수에 응한 주주들과의 형평성 문제 등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응하지 않은 것은 다른 투자기회를 노리는 방법이다.
먼저 자진 상장폐지에 나선 주식들이 정리매매 기간 동안 높은 주가변동성을 보여왔다는 것이 이유다.
정리매매는 30분 단일가로 이뤄지면서 ±30%의 가격제한폭 적용을 받지 않는다. 유동성이 적은데 가격제한폭을 적용하지 않다보니 주가가 그만큼 큰 폭으로 움직인다.
앞서 자진 상장폐지를 진행했던 맘스터치도 회사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보다 높은 주가를 기록했었다. 태림페이퍼는 정리매매기간 동안 100% 가 넘는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 타이밍을 잘 잡으면 이익폭을 키울 수 있다는 계산을 한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이번 오스템임플란트의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주체가 사모펀드라는 점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다.
사모펀드가 상장사를 인수해 자진 상장폐지를 진행하는 이유는 두가지로 압축된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해 회사의 가치를 단기간에 높인 뒤 지분을 매각하거나, 배당을 확대해 수익을 꾀하는 것이다.
사모펀드 입장에서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 투자한 돈보다 높은 가치를 창출하려고 한다. 이에 시간이 흐른다면 M&A나 배당확대를 통해 현재 공개매수 가격보다 높은 가치를 만들 것을 기대하는 주주들이라면 이번 정리매매에서도 주식을 계속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태림페이퍼와 NS쇼핑 등이 자진 상장폐지를 진행한 뒤 배당 규모를 크게 늘려 기존 주주들의 아쉬움이 짙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 주주 입장에서 시간이 많고 당장 자금 사정이 괜찮다면 자진 상장폐지에 응하지 않는 것도 투자전략 중 하나"라며 "반면 향후 회사의 사정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고 비상장사가 되면 대응을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리스크는 크다"고 말했다.
k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