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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ITCH 홈페이지 갈무리 |
[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에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증시에서 이탈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인지된 악재인 만큼 시장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는 만큼, 해당 이슈에 시장의 민감도가 더 높아졌다는 평가다. 또 이날 외국인들의 순매도에 대해서도 단기 차익실현 목적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닥 개인만 5553억 순매수
2일 이날 코스피 지수는 개인의 7683억원 순매수에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41억원, 6855억원을 동반 순매도하면서 50.6포인트(-1.90%) 하락한 2616.47을, 코스닥 지수도 개인이 5553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268억원, 2005억원을 팔면서 3% 이상 하락했다.
이날 증시 하락은 투심의 급랭이 이유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증시 급락 원인으로 심리적 요인을 들었다. 그는 "시장 참여자들 입장에서도 증시가 과열 및 탐욕, 그리고 고변동성 환경에 위치한 것은 대부분 인지하고 있다"며 "현재의 고변동성 혹은 과열 상태에서는 작은 부정적인 뉴스도 평상시에 미칠 수 있는 파급력보다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피치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 여파에 아시아 증시 전반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며 "외국인들의 현·선물 모두 매물 출회 확대되며 지수에 부담이 가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외국인 프로그램 순매도에 따른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심으로 급락했다"면서 "최근 급등했던 2차전지, 반도체 등 고평가 업종에 대한 차익 실현 욕구가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유럽 재정위기로 번진 과거완 달라
다만 2011년과 같은 패닉 장세가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1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등급 강등 당시에는 유럽 재정위기까지 맞물리면서 금융시장 충격이 컸다"며 "하지만 현재는 미국 펀더멘털은 예상보다 견조한 모습이고 유럽 재정위기 관련 우려가 시장에 부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3개월 전 미국 부채한도 협상 난관 속에서 피치는 이미 미국을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지정한 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2011년 8월 5일 S&P는 미국이 발행하는 채권의 신용등급을 트리플A(AAA)에서 더블A플러스(AA+)로 한 등급 내린 바 있다. 소식이 알려지면서 8월 8일 코스피 지수는 1943.75포인트에서 70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1869.45로 하락했고, 이튿날인 9일에는 장중 1800포인트가 붕괴되는 등 부진을 겪은 바 있다.
또 장 초반 순매수에서 순매도세로 돌아선 외국인들의 행보에 대해 이경민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대비 아시아 증시가 상대적으로 아웃퍼폼한 상황에서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슈는 단순히 단기 차익실현의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수익률 키 맞추기 장세로 아시아 증시의 하락이 더 부각됐다. 이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세를 자극하며 코스피의 하방압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