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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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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서울 주택 전세 비중 48.9%로 ‘역대 최저’…향후 향방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26 15:00

다가구·다세대 등 비아파트 전세 비중 27.6%로 더욱 심각



세입자 구하려 각종 혜택 제공하는 집주인들 늘어나는 중



전문가 "역전세난·전세사기·유동성 우려 등이 전세 기피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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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상반기 서울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 거래 비중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다세대 주택 전경.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전세사기 사태 및 ‘역전세난’(전세 시세가 계약 당시보다 하락하는 상황)의 영향으로 지난 상반기 서울 주택(아파트·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 등) 임대차 시장에서의 전세 거래 비중이 역대 최저 수준인 것으로 집계돼 향후 전세시장 전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올해 1~6월) 서울 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27만 7769건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전세 거래량은 13만 5771건을 차지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서울 주택 전세 비중은 2013년 71.1%로 집계된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지난해 50.8%를 기록했으며 올해 역대 최초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이러한 현상은 비(非) 아파트 부문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지난 상반기 단독·다가구 등의 전·월세 총 거래는 7만 4788건인데 반해 전세 거래는 2만 620건에 불과해 전체의 27.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세대·연립주택의 전세 거래 비율 또한 총 6만 4448건 중 53.4%(3만 4440건)로 집계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처럼 각종 전세 거래 관련 수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데에는 갈수록 심화되는 역전세난과 일명 ‘전세포비아’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전세사기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부동산 시장에서는 2021년 하반기 이후 상승장에 전세 가격이 급등했다가 2022년 상반기 이후 벌어진 고금리와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성행이 겹치며 역전세난 사태가 벌어졌다.

역전세난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됐으며 2021년 하반기 전세가격 고점 매물의 계약 만료 시기가 다가오고 올해 하반기 전국에 대규모 신규 입주 물량이 예정되면서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깡통전세·역전세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잔존 전세계약 중 25.9%에 불과했던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지난 4월 52.4%까지 급증한 것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더해 지난 4월을 기점으로 전세사기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함에 따라 수요자들의 공포 심리로 인해 전세 거래량이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전세 기피 현상이 일어났다는 해석이다.

이 같은 전세 기피 현상은 실생활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진 집주인들이 전세계약을 위해 전세보증보험 보험료를 대신 내주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일부 집주인들이 세입자의 전세보증보험 보험료는 물론 가전·가구까지 부담한다는 말을 종종 들었다"며 "이러한 현상은 아파트보다는 전세사기 사태로 세입자 구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 다가구 및 다주택에서 더욱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상반기 부동산 시장에서의 전세 기피 현상은 명확했으며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난 상반기 전세 기피 현상은 역전세난과 전세사기 사태에 강해진 수요자들의 주택 구매 경향이 더해져 발생한 것"이라며 "전세는 보증금 때문에 돈의 유동성이 확보되지 않아 올해가 내 집 마련 시기라고 판단한 수요자들이 반전세 및 월세로 돌아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이어 "아파트의 경우 올 하반기 전세수요가 어느 정도 회복되겠지만 오피스텔 및 빌라는 지금의 상황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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