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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족’의 귀환?…상반기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 역대 최고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20 15:53

상반기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 전체의 48%…이 중 30·40은 63%



매수세 활발해지자 거래량도↑…서울, 약 2년 만에 4000건 기대



전문가 "30·40 생애 첫 매수자 늘어난 것, 가격 상승 기반 마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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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상반기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생애 첫 부동산 구입으로 소유권이전(매매) 신청한 매수인의 연령별 현황. 대한민국법원등기정보광장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정부 규제 완화의 영향으로 지난 상반기(1~6월)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중 30·40 세대 매수자는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돼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은 사람들)이 돌아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일 대한민국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생애 처음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연립주택·다세대주택 등) 매매 이전 등기 신청 매수인은 19만8810명으로 전체 신청자인 41만6877명의 절반 수준인 47.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수치는 통계가 시작된 2010년 이후 역대 최고치이다. 역대 추이를 보면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 비중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40%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후 조금씩 감소하다가 2014년도부터는 35%대, 지난해에는 34.5%까지 줄어들었다.

이처럼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부동산 시장 침체기가 시작되면서 관망세가 지속되다 올해 정부가 부동산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무주택자들이 매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 상반기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 중 30·40대는 각각 7만7603명, 4만8091명으로 전체의 63.2%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40대가 상반기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 중 절반 이상의 비율을 차지한 것은 대출 규제가 완화되고 집값이 2020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지속된 대세 상승기 고점에 비해 크게 하락해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대된 상황에서 ‘특례자리보금론’ 등의 대출 상품이 출시되며 내 집 마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월부터 숨가쁘게 달려왔던 국내외 금리인상 행진이 올 들어 진정세로 돌아선 점도 부동산 바닥론에 군불을 다시 지피기 시작했다. 참고로 한국은행은 7월 들어 4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은 사실상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났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금리인상 안정세로 인해 수도권 등 국지적으로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특히 아파트 값은 반등세를 보이고 있고, 이는 다시 영끌족의 부활로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 내에서 30·40세대를 포함한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들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자 아파트 거래량 또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 상승세가 단연 눈에 띈다.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630건으로 집계돼 4월(3187건), 5월(3422건)에 이어 3달 연속 3000건을 넘어서게 됐다.

6월 실거래 신고 기한은 이달 말까지로 10일 이상 남은 만큼 2021년 8월(4065건) 이후 처음으로 4000건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수치가 상승세를 가리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2021년 영끌족 사태를 언급하며 이로 인한 나비효과를 걱정하는 여론 또한 조성되고 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부동산 시장 변곡점을 유도하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30·40대가 그 중심에 있다는 것은 결국 집값 바닥 인식이 강하고 내 집 마련에 대한 갈망이 아직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규제 완화를 통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이 열리다 보니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어 "만약 집값이 급등한다면 매수가 불가능하겠지만 당분간은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매수세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가격 상승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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