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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롯데파이낸셜 대표 |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롯데 3세 승계 시계가 빨라지는 분위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일본 롯데파이낸셜 대표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신유열 대표는 올해 초 신동빈 회장의 주재로 열린 VCM (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 참석에 이어 18일 진행된 VCM에도 참석했다. 재계는 신 대표의 거취와 최근 행보를 두고 롯데 3세 경영 후계구도가 속도를 낼 것으로 분석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롯데그룹은 "롯데파이낸셜 사내 임원으로 있다가 기존 대표이사(고바야시 마시모토) 가 물러나면서 그 자리에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롯데캐피탈 지분 51%를 보유한 일본 롯데파이낸셜의 사내 임원은 신 대표와 고바야시 마시모토 두 명이었다.
앞서 그는 지난해 8월 롯데파이낸셜의 최대 주주인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공동대표에 선임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신 상무가 이날 열린 VCM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VCM에 배석한데 이어 두 번째다. VCM은 매년 1월과 7월 두 차례 열리며, 이 자리에선 각각 상반기와 하반기 경영 상황을 전망하고 위기 대응 전략을 모색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일본 롯데파이낸셜 대표직을 맡는 것으로 일본 내 영향력을 더욱 확장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며 "이러한 가운데 사장단 회의 등 공식적인 자리에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경영 승계 작업에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자의 장례식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후 공식 석상에 나오지 않다가, 지난해 8월 신 회장의 베트남 출장 동행을 시작으로 롯데-노무라 교류회 참석에 이어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3’에도 얼굴을 보이는 등 대외 활동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5월에도 한국 롯데그룹 지배 구조의 정점이나 다름없는 호텔롯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이날 열린 VCM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각 사업군 총괄대표와 계열사 대표, 롯데지주 실장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롯데는 이번 VCM에서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저성장 기조, 디지털 변혁 등 기업 경영 환경 변화를 촉진하는 외부 요인을 점검하고 지속 성장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