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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진 산업부 기자. |
지난 13일 정부는 민간기업과 처음으로 AI 관련 컨퍼런스를 공동 개최했다. 첫 파트너는 국내 기업이 아닌 글로벌 빅테크 공룡 ‘구글’이었다. 정부와 국회 관계자들은 앞다퉈 축사를 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구글의 공동 인재 양성 추진 계획도 발표되는 등 행사는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인 대한민국을 향한 해외 빅테크 기업들의 러브콜이 쏟아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구글뿐만 아니라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도 한국 시장 공략을 시사했다.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협력 확대와 인재 양성 지원은 환영할 일이지만, 취재를 마치고 행사장을 나오면서 내심 씁쓸했다. 막대한 기술력과 자본을 앞세운 글로벌 빅테크의 참전에 꺾여버린 토종 기업들의 사례를 이미 무수히 목격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AI 시장이 구글과 애플이 양분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생태계처럼 돼선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이 자체 초거대 AI를 구축하고 킬러 서비스를 선보여야 ‘AI 식민지’로 전락하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기술 주권을 빼앗길 경우 데이터 국외 반출 우려, 비용 면에서 손해 발생 가능성도 제기한다. 앞서 국내 앱 생태계는 구글·애플의 수수료 인상에 한바탕 몸살을 앓았으며, 현재 챗GPT의 경우 영어보다 한국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 비용 부담이 더 크다.
국내 AI 기술은 전 세계 6위, 초거대AI는 미국·중국에 이어 톱3에 들 만큼 글로벌 최고 수준이다.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와 카카오 ‘코GPT’를 비롯해 LG, SKT, KT 등도 초거대AI를 개발 중이다.
이들 기업은 자국 서비스 경쟁력을 위해 ‘사명감’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말한다. 무조건 외산 서비스를 이용하지 말라는 게 아니고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테니 지켜봐달라는 것이다.
정부가 글로벌 빅테크의 한국 시장 진입을 제어할 방법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AI 기술 개발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만큼 정부도 공공영역에서 국내 기업과 협업을 통한 투자 확대나 세제 혜택 등의 전략적인 지원은 가능하다. 정치권에서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기업 때리기’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 대한민국의 ‘AI 주권 확보’를 위한 대비책 마련에 주목해 주길 바란다.
soj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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