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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니 유통중기부 기자 |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아스파탐 발암가능물질 분류 관련 기사를 보도한 이래 일부 막걸리 제조업체들은 제품 홍보를 위해 무아스파탐을 강조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실제로 배상면주가는 지난 5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7월 한 달 간 아스파탐을 넣지 않은 막걸리 전 품목을 1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며 프로모션 소식을 알렸다.
같은 날 편의점 CU와 손잡고 막걸리 신제품을 내놓은 더본코리아도 보도자료에서 "쌀과 물, 발효제 3가지 재료만을 사용했으며 아스파탐 등 감미료를 일정 사용하지 않아 쌀 고유의 담백한 단맛만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아스파탐을 뺀 막걸리를 이른바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로 삼은 점이다. 물론, 식품·유통가에서 발암물질로 낙인찍힌 아스파탐을 줄줄이 ‘손절’ 중인 상황에서 틈새시장을 노려 매출 확대에 나선 점은 현명하다.
다만, 이들 업체가 홍보하는 품목이 주류라는 점에서 역으로 소비자에게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술(알코올)은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분류한 ‘1군 발암물질’로 꼽힌다. 막걸리는 5도~11도에 이르는 알코올 도수를 지닌 엄연한 술이다.
IARC는 발암물질을 그 위험도에 따라 1군·2군·3군으로 분류한다. 1군은 ‘확정적 발암 물질’로 가공육·술 등이 속하며, 발암성 측면에서 상관관계가 있다고 공인된 물질을 뜻한다. 아스파탐이 포함된 2B군은 발암 가능성은 있지만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물질을 의미한다.
등급만 보면 아스파탐이 1군 발암물질인 술보다 발암 위험도가 낮다는 말이다. 또, 과거 2B군으로 분류된 사카린나트륨과 커피가 각각 3군(발암성 여부를 판단할 증거가 없는 물질)으로 재분류되거나 아예 제외된 것처럼 추후 유해성 논란에서 벗어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지만 아직 과학적 근거도 부족한 인공감미료를 발암물질로 악마화하고 소비자 혼선을 일으키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