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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석 NH투자증권 나무고객본부 대표가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NH투자증권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자동차 회사는 더욱 쾌적한 주행환경을 위해 전장에 신경 쓰거나, 사고·사상률을 줄이기 위해 안전장치를 보완합니다. 증권사 역시 투자자의 원활한 투자 경험, 손실의 최소화를 위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발에 신경 써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병석 NH투자증권 나무고객본부 대표는 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무증권은 아직 외부에 자랑할 만한 성과가 부족하다. 아직 투자자들에게 만족할 만한 투자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NH투자증권의 MTS ‘나무증권’은 지난 4월 기준 이용자 수 161만명, 시장 점유율 13.8%에 이르는 업계 상위권 플랫폼이다. 올해 4월 초에는 마케팅 일환으로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 더 현대에 ‘나무공항’이라는 공항 컨셉의 팝업스토어를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나무증권 사업 부문을 이끄는 정 대표는 "고객의 60%가 손실을 경험했다는 것은 아직 좋은 경험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어려웠던 장 때문에 그랬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런 환경 속에서도 안전한 길을 찾아 투자자의 손실 폭을 최대한 줄이고 이익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증권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고객이 투자를 통해 원하는 바를 성취하는 것이 나무증권의 목표"
증권업계는 새로운 고객 확보, 신규 사업 진출, 내부 시스템 전산화 등을 위해 지난 수년간 계속해서 ‘디지털 전환’을 강조해 왔다. 2020년 ‘동학개미운동’을 시작으로 주식투자 열풍이 불자, 늘어난 개인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각 증권사가 내놓은 ‘간편 MTS’도 그 일종이다.
나무증권은 그 이전인 2016년부터 ‘모바일 증권 나무’라는 이름으로 프로젝트가 시작됐으며, 정 대표와 현재 실무자들도 당시부터 합을 맞춰왔다. 그런 정 대표가 현재까지 일관되게 강조해 온 것은 ‘브랜드 미션’이다.
정 대표는 "‘고객이 투자를 위해 원하는 바를 성취하는 것’이 나무증권의 브랜드 미션"이라며 "사실상 허울뿐인 투자목적확인서 대신, 고객이 일정한 목표를 가지고 투자를 통해 달성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나무증권의 브랜드 나무(Namuh)는 ‘고객이 일상에서 성장을 이루는 것’을 상징화해 만들어졌다. 또 영문 철자를 아나그램하면 인간을 뜻하는 ‘휴먼(Human)’이 되며, NH투자증권의 ‘NH’가 앞뒤에 들어갔다.
정 대표는 "디지털 전환에 따른 MTS의 성장으로 각 증권사가 한 걸음 고객에 다가가는 데는 성공했지만, 안타깝게도 투자자들에 더 ‘좋은 투자 경험’을 제공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고객 관점에서 핵심적인 경험이 달라져야 진정한 디지털 전환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우리가 벤치마크하고 있는 것은 최근의 자동차 회사"라며 "다양한 유형의 투자자를 위해 여러 라인업의 트레이딩 모드를 제공하고, ‘안전장치’ 및 ‘내비게이션’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제공하려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나무증권은 SG증권발 하한가 사태 당시 해당 종목들의 이상 패턴을 감지, 유사 패턴을 보이는 종목들을 추출해 투자자들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전송한 바 있다. 정 대표의 발언에 따르면 ‘안전장치’의 일종인 셈이다.
◇목표에 따른 효율 투자 가이드 개발 중...WTS, AI 등도 구상
올해 나무증권이 강조한 것은 ‘24시간 주식투자’였다. 미국 주식 주간 매매, 나이트모드 제공 등을 통해 24시간 어느 때나 투자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어 하반기 중 추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계좌의 목표 설정’이다. 일정한 목표를 위해 은행에 돈을 예치하는 것보다 투자가 더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고객이 경험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정 대표의 바람이다. 이는 목표를 설정한 적립식 투자에서 벗어나, 특정 종목이나 채권 등 목표 기간·액수에 따른 ‘투자 지름길’을 안내하는 것을 말한다.
정 대표는 "타깃데이트펀드(TDF)의 글라이드 패스를 생각하면 쉬울 것 같다"며 "연금처럼 중간중간의 이벤트를 감안한 생애주기별 투자 계획을 적용해 목표 달성을 위한 효율적인 투자 방법을 알려준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정 대표와 나무고객본부 임직원들은 웹트레이딩시스템(WTS) 개발, 리서치센터 연구원이 상주하는 새로운 형태의 주식 커뮤니티, 인공지능(AI) 활용 등을 고민하는 중이다. 이 계획들의 이면에는 정 대표가 일관되게 주장해 왔던 ‘투자에 대한 핵심 경험 제공’이라는 고민이 녹아들었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