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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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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2023년 하반기 주택시장 어디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05 08:10
김인만 부동산경제칼럼리스트/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

▲김인만 부동산경제칼럼리스트/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하고 규제지역을 전면 해제한 정부의 1·3부동산 대책으로 시작한 2023년은 어느덧 상반기가 지나고 하반기에 들어섰다.올해 상반기 주택시장을 평가한다면 한마디로 ‘패닉 탈출’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미국 연준의 사상 초유 고금리 행진의 여파로 예상을 뛰어넘은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며 영원히 상승세를 이어갈 것 같았던 주택가격은 속절없이 추락했다. 집값 하락의 최저점이던 지난해 12월 전국의 주간아파트 가격은 0.76%나 빠졌다.

이런 와중에 미분양이 급증하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부실이 금융시장으로 옮겨 붙을 조짐을 보이자 뒷짐을 지고 있던 정부가 부랴부랴 규제를 풀었다. 규제완화에 힘입어 다행히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지난 6월 전국 평균 집값은 -0.01%로 하락폭이 크게 둔화됐다. 같은 기간 서울 집값은 0.04% 오르며 상승세로 전환됐다. 주택시장이 패닉에서 탈출하긴 했지만 상승폭이 컸던 1분기에 비해 2분기 들어서는 가격과 거래량 증가 폭이 다시 둔화되면서 박스권에 갇히는 답답한 모습으로 상반기가 마무리됐다.

하반기 주택시장도 ‘걱정 반 기대 반’이다. 일반적으로 주택시장에서 여름 휴가철은 전통적인 비수기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는 거래를 하지 않는 경향이 강해서 적어도 3분기는 6월의 분위기와 거래량이 유지되는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추석이 지나 4분기로 접어들면서 주택시장은 금리와 부동산 정책, 전세시장 등 3가지 변수에 따라 등락이 결정될 것이다.

무엇보다 부동산 시장을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는 금리다. 금리가 오르는 순간 다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거래와 가격은 다시 하락으로 전환될 것이다. 반대로 금리가 더 내리면 대기 투자수요가 대거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상승장이 열리게 된다. 주택가격은 한번 흐름이 결정되면 보통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10월 이후 주택시장 흐름이 내년 4월 총선까지 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 당국은 금리변동으로 인한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싶을 것이다. 설사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1∼2차례 추가 인상하더라도 자금유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한국은행은 동결모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정책 역시 금리와 마찬가지로 시장자극을 최소화하는 쪽에 무게가 실릴 것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5년간 집값이 너무 올랐기 때문에 당분간 하향 안정세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며 추가 규제완화에 선을 그었다. 규제완화 대신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GTX노선 신설을 비롯한 교통망 구축 등 개발정책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이는 해당 지역에 국한된 호재일 수 밖에 없다.

이처럼 금리와 부동산 정책이 현행 수준 유지로 간다면 하반기 주택시장을 자극할 변수는 전세시장이다. 올 상반기 내내 전세시장을 강타한 전세사기,깡통전세,역전세 문제는 하반기에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2021년 하반기~2022년 상반기 전세계약을 해 1년 후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전세주택의 보증금 총액이 300조원 넘는다. 문제는 현재의 전세시장 상황이 이어지는 경우 역전세 위험가구 비율이 50%로 1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깡통전세,역전세 문제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고 하반기 전세가격이 추가하락하면서 집값을 더 끌어내릴 것이라는 일각의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집값이 이미 큰 폭으로 떨어진 만큼 빠른 회복이 어렵다는 의미다. 강남권 신규 입주물량이 어느정도 소화되면 내년 하반기 이후엔 전세시장이 서서히 회복될 것이다. 다만 아파트가 아닌 빌라와 오피스텔은 과도한 갭투자와 전세사기 여파로 전세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심각해 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하반기 전세시장은 하락은 아니지만 큰 폭의 상승도 기대하기 어렵다. 지역에 따라 편차는 있겠지만 하반기 아파트시장은 보합,청약시장은 강보합,빌라·오피스텔시장은 약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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