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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기준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이 대폭 감소하고 거래 금액 또한 큰 폭 줄었다. 사진은 사진은 서울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어있는 오피스텔 매물 정보.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지난 4월 오피스텔 거래량이 전월 대비 대폭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금리 여파에 전세사기 및 전세가가 매매가를 웃도는 ‘깡통전세’까지 속출하면서 오피스텔 시장은 거래절벽의 늪에 빠지고 있다. 부동산 폭등기 아파트 대체재로 각광받았던 오피스텔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20일 빅데이터 및 AI(인공지능) 기반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기반으로 한 분석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2079건으로 2546건을 기록한 전월 대비 18.3% 감소했다.
전국 오피스텔 거래 금액 또한 지난 3월(4794억원) 대비 15.9% 가량 줄어든 403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오피스텔 시장의 하락세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 4월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2022년 4월(4664건)에 비해 55.4% 감소했으며, 거래 금액은 9257억원에서 56.5% 급감했다.
지역별로 보면 전국 17개 시·도 중 지난 4월 오피스텔 거래량이 전월 대비 증가세를 보인 곳은 강원도, 세종특별자치시, 경기도, 경상남도 4곳에 불과했으며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강원도의 오피스텔 거래량(+8.3%)이 유일하게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수도권에 위치한 인천은 전년 동월 대비 거래량이 70.5% 급감하고 거래 금액 또한 73.3% 폭감해 오피스텔 시장 하락세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는 지난 4월을 기점으로 전세사기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함에 따라 수요자들의 공포 심리로 인해 전·월세 거래량이 위축되면서 오피스텔 매매 시장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전세사기 사태 이후 그간 아파트 대체재로 떠올랐던 오피스텔이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매매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전세사기 문제가 터진 이후 뚜렷한 예방 대책으로 수요자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상황에서마저 같은 문제가 반복되다 보니 여전히 공포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뒤따른다.
무엇보다 아파트 시장의 부진 또한 오피스텔 시장 하락세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앞서 아파트 규제 반사이익으로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합친 합성어인 ‘아파텔’(전용면적 60㎡ 이상의 주거용 오피스텔)이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고금리로 인해 시장에 급매물이 쏟아지면서 아파텔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은 싸늘히 식어갔다.
오피스텔보다 안전한 아파트 매물이 넘치는 마당에 굳이 아파텔에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시장 냉각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오피스텔 시장은 총체적 난국이고 거래 자체가 되고 있지 않다"며 "아파트 시장 분위기도 좋지 않은데 대체재인 오피스텔의 분위기가 좋을 리가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김 소장은 이어 "전세사기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필요한 상황에 정부에서 전세사기에 대한 확실한 예방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고 수요자들의 신뢰 또한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며 "오피스텔 시장에는 향후 1년 혹은 그 이상 거래절벽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