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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왼쪽)과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 사진=셀트리온, 한국바이오협회 |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맹주자리를 놓고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국내에선 라이벌 경쟁을, 해외에선 글로벌 제약사에 맞서 ‘K-바이오시밀러’ 방어를 위해 공동대응해야 하는 ‘오월동주(吳越同舟·경쟁자이지만 협력자)’의 형국에 놓여 앞으로 두 기업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20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시밀러 선두주자인 셀트리온은 올해 최대 5개 바이오시밀러 허가신청을 완료해 오는 2025년까지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총 11개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글로벌 판매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와 ‘램시마SC’, 항암제 ‘트룩시마’와 ‘허쥬마’,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 등 기존 6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더해, 안과질환 치료제인 스텔라라와 아일리아 등 5개 오리지널 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를 추가한다는 것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다발성경화증 오리지널 치료제 오크레부스의 바이오시밀러 ‘CT-P53’의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는 등 셀트리온의 계획은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5개 후속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확보하면 총 50조원 규모의 신규 시장 진입이 가능해 진다"며 "기존 6개 제품의 세계시장 규모 50조원을 합치면 총 100조원 규모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2013년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산업 선구자이다.
그러나,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로 편입된 바이오시밀러 전문 계열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두 회사의 바이오시밀러 전쟁에 불이 붙었다.
현재 미국 FDA 허가를 받은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각각 5개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오히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보유한 전체 바이오시밀러 제품에서 총 7개로 셀트리온보다 1개 품목 더 많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최초로 매출 3조원을 돌파한 모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2바이오캠퍼스 등 공격적 투자에 힘입어 신제품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두 회사는 오는 7월 미국에서 세계 판매 1위 의약품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를 나란히 출시할 예정이어서 글로벌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국내 바이오시밀러 쌍두마차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우물안 경쟁 관계에만 머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올해 휴미라 미국 특허 만료 등 최근 특허가 만료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잇따라 나옴에 따라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글로벌 제약사들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암젠은 지난 1월 휴미라 미국 특허가 종료되자마자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에피스보다 6개월 앞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했다. 화이자는 지난 2019년 대거 4건을 추가해 현재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바이오시밀러를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에피스보다 많은 총 8개 보유하고 있다.
업계는 최근 미국에서 개최된 바이오USA에서 우리 기업에 대한 해외 기업들의 높은 관심에서 보듯이, 고농도·경구용 제형 등 차별화된 바이오시밀러로 경쟁력을 유지한다면 우리 기업의 글로벌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