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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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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로 두배 뛴 인산가, CB 240만주 매물폭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13 14:43

주가 급등에 전환권 행사… 이달 총주식의 7.41% 규모 풀려



전환가액 현주가 절반 수준… 케이엘에이치파트너스 보유



아직 9회차 CB 423만6000여주 남아… 영업이익은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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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죽염 제조기업인 인산가 주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소금 관련주로 묶이면서 급등하자 전환사채(CB)의 전환권 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이달에만 주가가 두 배 가까이 오른 상황에서 현재의 주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신규로 상장되는 주식 상당수가 매도물량으로 쏟아질 수 있어 주주 피해가 우려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인산가 주가는 장중 3160원까지 밀리며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다. 전날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3380원으로 마감했던 것과 결이 다른 흐름이다. 인산가 주가는 지난달 31일 1856원에서 지난 12일까지 82.11%가 급등했다. 이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천일염에 대한 사재기가 확대되면서 소금 관련주들이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주가 하락은 전환사채에 대한 전환권 행사 공시가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지난 7일 1회, 9일 2회 12일 1회 등 네 차례에 걸쳐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 이는 지난 2021년 11월 30일에 발행이 결정된 9회차 물량으로 현재까지 전환권이 행사된 주식은 240만440주에 달한다. 이는 총 발행주식 수(3238만3349주) 대비 7.41%에 해당되는 규모다. 이들 신주는 6월 20일에 139만3804주, 23일과 29일 각각 38만7168주(1.14%), 61만9468(1.81%주)가 상장될 예정이다. 현재 사채권 보유자는 케이엘에이치파트너스 유한회사로 이정현씨 1인이 100% 지분을 보유 중이다.

문제는 전환가액이 모두 1808원으로 지난 12일 종가인 3380원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만일 오는 20일에도 현재 수준의 주가 흐름을 이어간다면 차익을 노린 매도물량이 집중될 수 있다. 현재 포털 종목토론방에서도 전환권 행사에 대해 불편하다는 댓글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문제는 현재 9회차 CB물량 중 423만6725주(13.49%)가 미전환으로 대기중에 있어 투자자의 엑시트(현금화)가 이뤄질 경우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인산가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제자리걸음 중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인산가의 작년 말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35억원, 47억원으로 전년(383억원, 82억원) 대비 영업이익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 앞선 지난 2020년과 2019년에도 매출과 영업익은 각각 305억원, 57억원, 259억원, 4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눈에 띄는 성장세는 안보인다. 즉 이슈에 올라탄 테마주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주가는 기존의 1000원대 후반으로 회귀할 수 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급등한 뒤 전환청구권이 행사되면 오버행에 대한 우려가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다"며 "회사의 시가총액이 이제 막 1000억원이 된 작은 기업으로 주가를 흔들기도 쉽다. 매수하는 건 자유지만 이같은 테마주 성격의 주식은 되도록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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