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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논의에 노조 간부 탄원서·보증 요구…尹 정부는 ‘원칙’ 고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08 17:58

▲8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3차 전원회의에 참석한 근로자 위원들이 지난달 31일 전남 광양제철소 앞에서 농성 중이던 김준영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상임부위원장 체포를 규탄하는 손팻말을 붙이고 있다.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노동계가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에서 한국노총 간부 석방을 위한 탄원서 마련 및 위원회 차원 보증을 요구했다. 해당 노조 간부에 대한 경찰 강경 진압 이후 노동계와 정부 간 간극이 벌어지는 모양새지만, 정부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강조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저임금위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8일 최저임금위 제3차 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김준영 사무처장 구속으로 최저임금위 노동자위원은 한 명이 부족한 상태"라며 "이 상태에서 최저임금 심의를 진행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사공 위원님들은 소속을 떠나 같은 최저임금위 위원으로서 김 사무처장 석방을 위한 탄원서 제출에 동참해주시기를 호소한다"고 요청했다.

또 다른 근로자위원인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노동자위원 1명이 정부의 탄압으로 부당하게 구속됐다"며 정부가 김 사무처장을 석방하도록 최저임금위가 보증을 서자고 제안했다.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은 근로자위원(노동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으로 이뤄진 최저임금위의 근로자위원 가운데 1명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전남 광양에서 ‘망루 농성’을 벌이다 체포됐고, 그 과정에서 흉기를 휘두르며 경찰 진압을 방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한국노총은 전날 중앙집행위원회에서 김 사무처장 강경 진압을 문제 삼아 대통령 직속 노사정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사노위 참여를 전면 중단키로 결정한 바 있다.

이날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구분 적용할지 여부 등을 주요 안건으로 삼은 최저임금위에도 노조 반발이 미친 셈이다.

다만 박준식 최저임금위 위원장(한림대 교수) 등 공익위원들과 사용자위원들은 김 사무처장 구속에 안타까움 나타내면서도 근로자위원들 요구에 입장을 내놓지는 았았다.

이 가운데 정부는 거듭 "불법과 타협은 없다"는 원칙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대통령실 측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한국노총 경사노위 불참 선언과 관련, 그간 유지해온 노동정책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은 "경사노위는 중요하고 노사 간 대화도 중요하다"면서도 "경사노위를 유지하기 위해 윤석열 정부의 모든 노동정책 원칙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진압 당시 상황과 관련해 "당시 6차선 가운데 4개 차선을 점거하고 고공 농성을 벌였다. 경찰에서 이틀 시간을 주면서 내려와 달라고 요청했으나 내려오지 않았다"며 "당연히 경찰로서는 상황을 정리해야 해서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랬더니 (김 사무처장이) 낫을 휘두르며 저항했고, (경찰이) 다시 방패를 갖고 올라오니 쇠 파이프를 휘두르며 저항했다. 그 상태를 방치하는 게 옳으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불법이 자행되고 있는데 공권력이 눈감아야 하느냐"며 "이전 정권에서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윤석열 정부에선 그렇게 못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 경사노위 위원장도 이날 서울대학교총동창회 조찬 포럼 강연에서 김 사무처장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대한민국의 법치와 공권력이 무너졌다"며 "자신들이 하는 폭력은 정당하고 경찰이 하는 것은 폭력이라고 나온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노총 위원장이 반대하더라도 밑바닥에 가면 꼭 그렇지는 않다"며 "한국노총도 민주노총도 안으로 들어가 보면 대구, 경북, 울산 이런 곳에서는 상당 부분이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노조 회계장부 공개 거부와 관련해서도 이른바 MZ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를 들어 "여기는 대통령이 회계 장부를 공개하라니까 정부에서 하라 하기도 전에 먼저 (공개를) 해버린다. 이런 곳도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정부에 우호적인 조직과 지역을 대상으로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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