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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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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CDMO 매출 1위 글로벌톱 '잰걸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07 17:47

바이오 USA서 4공장 조기가동 발표..."초격차 캐파 1위"
현재 매출 1위 론자와 1조 이상 격차...성장률은 더 앞서
설비확충→수주확대 가속화...품목 다각화·中추격은 변수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5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웨스틴 보스턴 시포트 디스트릭트 호텔에서 열린 CE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 의약품·원료물질 위탁개발생산(CDMO) 생산시설 1위를 넘어 매출 1위를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개막한 ‘2023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 2023)’에서 존 림 사장이 직접 인천 송도 제5공장 조기가동 계획을 공개하며 ‘생산시설 규모 세계 1위’ 위용을 과시하면서 다음 수순인 ‘매출 1위’ 등극 시기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7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 5일(현지시간) 보스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초 2025년 9월 목표였던 인천 송도 제5공장 가동 시점을 같은 해 4월로 5개월 앞당길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해 스위스 론자를 제치고 원액과 완제품을 포함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캐파(생산설비용량) 세계 1위로 올라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캐파 면에서 2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게 됐다. 설립 예정을 포함해 제1~8공장을 모두 합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전체 CDMO 캐파는 전 세계 CDMO 캐파의 30%가 넘는 132만4000ℓ가 된다.

규모면에서 초격차 세계 1위로 올라선 만큼, 글로벌 매출(시장점유율) 1위 등극도 머지않아 보인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세계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 규모는 총 202억8000만달러(약 26조원)로, 이 중 론자가 약 20%인 4조7000억원을 차지해 매출 및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2위 그룹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3조1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는 2조8000억원, 일본 후지필름 다이오신스는 1조8000억원의 바이오 CDMO 매출을 올렸다.

론자와 매출 격차는 1조7000억원 정도이지만 성장 속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더 빠르다. 론자는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등에 힘입어 바이오·CDMO 매출이 전년대비 15.1% 증가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91.4%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반영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자회사 편입 효과를 제외해도 전년대비 55% 성장했다. 존림 대표는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매출 목표를 전년대비 17.5% 증가한 3조5300억원으로 제시했다.

산술적으로 존림 대표가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기업 도약’ 시점으로 밝힌 2030년 이전에 론자를 제치고 글로벌 CDMO 매출 1위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는 계산이 나오는 셈이다. 세계 CDMO 생산설비 역대 최단기간 준공 기록을 세우고 지난 1일 완전가동에 들어간 제4공장은 물론 제5공장 조기가동으로 선수주 물량이 늘어나면 1위 등극 시점은 더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존림 대표는 "제4공장 공기 단축과 동시에 선수주에 주력한 결과 현재 9곳의 고객사와 12개의 제품에 대한 생산계약을 체결하고 29곳의 고객사와 44개의 제품에 대한 수주계약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매출 1위 기업에 오르기까지 변수는 많이 남아있다. 론자는 모더나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코로나19 백신 원액 등 모든 바이오의약품을 위탁생산할 수 있고, 글로벌 톱20 제약사를 모두 고객사로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항체의약품 등 소품종 대량생산에 주력하고 톱20개사 중 13개사를 고객사로 확보한 것과 비교된다.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에 전년대비 48.4%의 매출증가율을 보이고 일본 후지필름 다이오신스가 14.5% 성장하는 등 경쟁업체의 성장세도 만만치 않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 역시 "아직 매출 세계 1위 달성 시점에 대한 목표는 공식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며 "현재로서는 캐파 1위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해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업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주력 품목을 성숙기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되는 항체의약품에서 유망 품목인 항체약물접합체(ADC), mRNA, 세포·유전자치료제 등으로 확대해 포트폴리오를 넓혀간다면 이미 생산설비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매출면에서도 론자를 추월할 시점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존림 대표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ADC 시장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ADC 바이오의약품 전용 생산공장을 신규 건설해 내년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갈 것"이라며 "ADC 생산설비뿐 아니라 생산기술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기술에 적극 투자해 글로벌 CDMO 리딩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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