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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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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RA 수혜는 어디로…태양광·풍력 관련주 지지부진 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23 11:59
태양광

▲태양광 패널(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지난해 8월 발효된 가운데 법안의 수혜 분야인 태양광·풍력과 연관된 주식들이 지금까지 약세를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을 포괄적으로 담고 있는 대표 ETF(상장지수펀드)인 ‘iShares Global Clean Energy’ ETF(티커명: ICLN) 주가는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18.83달러로 장을 마감해 올 들어 4% 가량 급락했다. IRA가 발효됐던 지난해 8월의 최고점(23.61달러)과 비교하면 하락률은 20%에 육박한다. 재생에너지 지원책이 담긴 IRA 법안으로 관련주들이 승승장구할 것이란 기대감이 모아졌지만 주가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다. IRA에 따르면 미국은 자국 내 친환경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4300억 달러(약 567조원)를 투입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가 올해 각각 10%, 23% 가까이 오른 것과 비교하면 재생에너지 관련주들의 약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태양광 기업들이 포함된 ‘Invesco Solar’ ETF(티커명: TAN) 주가 역시 올해 1.15% 빠지는 등 상황이 녹록치 않다. 풍력 기업들로 구성된 ‘First Trust Global Wind Energy’ ETF(티커명: FAN) 주가는 올해 2.64% 오르면서 선방하는 듯 하지만 S&P500 지수나 나스닥 지수와 비교하면 수익률이 저조하다.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태양광, 풍력 관련주들이 죽쑤는 이유에 대해 미국의 고금리 환경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재생에너지 개발업체들이 발전 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막대한 자본이 요구되기 때문에 태양광과 풍력의 성장은 금리에 민감하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지난해 3월 이후 10회 연속 인상된 5.00∼5.25%로,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심지어 고금리 환경은 발전 단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과거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5%포인트 오를 경우, 태양광과 풍력발전의 균등화발전비용(LCOE)이 33% 가량 추가로 증가하는 반면 천연가스 발전 단가의 상승폭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됐다. LCOE는 초기투자비와 자본비용, 연료비, 운전유지비, 탄소가격 등의 직접 비용과 할인률을 고려해 추정한 전력 생산비용이다.

실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에 따르면 2021년까지 내리막길만 걷던 미국 발전소급 태양광 발전의 LCOE(메가와트시·MWh당 36달러, 2021년 기준)가 지난 4월에 60달러로 치솟았다. 육상풍력발전 또한 단가가 2021년 MWh당 38달러에서 지난달 50달러로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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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LN ETF 주가 추이(사진=구글 파이낸스)


여기에 자금줄 역할을 했던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이 재생에너지 산업을 위축시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SVB의 홈페이지에 등록된 내용을 인용, "SVB는 청정에너지 혁신 프로젝트에 32억 달러 기여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SVB가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주거용 태양광 분야에만 3억 5700만달러를 조달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와 관련해 마크 데일리 BNEF 기술 및 혁신 총괄은 "리스크가 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어려움을 겪었던 스타트업에서 인프라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은행 신용에 의존하는 회사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투자자금이 재생에너지가 아닌 전기자동차 분야로 쏠렸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IRA 발효 이후 지금까지 47개의 전기차 프로젝트들이 새로 발표됐고 490억 달러의 자본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IEA는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35%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이를 반영하듯, 리튬 채굴기업 알버말, 베터리 제조사 파나소닉,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등으로 구성된 Global X Lithium & Battery Tech ETF(티커명 :LIT) 주가는 올 들어 10% 가량 올랐다.

한편, 재생에너지 시장 전망에 대한 의견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미국 정부가 친환경 산업 육성을 주도하고 있어 재생에너지 시장 규모가 덩달아 커질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미 에너지부는 지난달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은 2024년말까지 자국내 태양광 패널 생산 능력을 8배 증가시키는 궤도에 올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세계 최대 투자커뮤니티 시킹알파 기고자인 오버룩 오퍼튜니티는 "청정에너지는 지난 몇 년 동안 큰 폭으로 성장해왔지만 탈탄소 및 넷제로 목표는 비현실적이고 많은 시간과 비용이 요구된다"며 ICLN에 대한 매도 의견을 이달 초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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