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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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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성수기 오는데 동해안 노는 발전설비 증가…이르면 연말 가동률 50% 밑돌 듯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22 16:36

강릉안인화력 2호기도 중앙급전 발전기에 포함…전력거래소 통제 받아



동해안 발전 설비용량 총 15GW로 확대…송전가능 설비는 11.4GW 그쳐



송전 불가 설비용량 이미 원전 3~4곳 규모…"손실 보상·송전망 확충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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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안인화력발전소 전경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전력 성수기인 여름철이 다가오는데 동해안에 가동하지 못하고 놀리는 발전소가 점차 늘고 있다.

신규 발전소들이 속속 들어서 전력시장에 진입하는데 생산 전력을 수도권 등으로 보낼 수 있는 송전망이 부족한데 따른 것이다.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인 강원 강릉안인화력발전소 2호기가 최근 상업운전을 시작해 전력시장에 본격적으로 들어섰다.

이에 따라 동해안 지역에 발전 설비를 갖추고도 송전을 못해 발전을 멈추거나 발전기 가동을 줄여야 하는 설비용량은 원자력발전기 3∼4개 분량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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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메가와트(MW). 자료= 전력통계정보시스템


22일 강릉에코파워와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설비용량 1기가와트(GW) 규모의 강릉안인화력 2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강릉안인화력 2호기는 지난 20일 중앙급전발전기에 포함됐다.

지난해 10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강릉안인화력 1호기에 이어 강릉안인화력 1·2호기 모두 전력시장에 들어선 것이다.

강릉에코파워가 지난 2018년 3월 강릉안인화력을 착공한 지 5년 2개월 만이다.

중앙급전발전기란 전력거래소가 전력수급 상황에 따라 통제하는 발전기를 뜻한다.

안인 2호기의 전력시장 진입으로 동해안 지역 발전 설비용량은 총 15.01GW로 확대됐다. 특히 최근 1년 사이 신한울 원전 1·2호기, 안인 화력 1·2호기 등 4호기 총 4.88GW의 발전설비가 추가됐다.

하지만 현재 동해안에서 송전망을 이용할 수 있는 송전가능 용량은 총 11.4GW에 그치고 있다. 설비용량 3.6GW를 송전망 부족으로 돌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기준 3∼4개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동해안 발전소들은 송전망이 확충되지 않는 상태에서 발전설비 용량이 늘어나면 가동률을 더욱 낮출 수밖에 없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발전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 총 설비용량 5.3GW의 석탄발전소가 송전 제약량 2.3GW를 분담해 43% 송전제약을 받았다. 석탄 발전사들의 지난해 가동률이 겨우 60%를 밑돌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최근 상업운전한 안인 2호기와 함께 올해 10월부터 내년 4월까지 순차적으로 상업운전할 예정인 삼척화력발전 1·2호기(총 2GW)까지 동해안 지역에 들어서면 석탄발전소의 가동률이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5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척화력발전소 2호기까지 내년 4월 예정대로 상업운전하게 되면 현재 송전설비가 수용할 수 없는 동해안 지역 발전설비 용량이 무려 5.7GW로 늘어나게 된다.

민간발전사 측에서는 석탄발전소를 가동해도 대규모 손실 발생이 예상돼 보상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정부에 요청 중이다.

송전망 건설 지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석탄발전소를 돌려도 생산한 전력을 팔도록 수도권에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민간발전사로 구성된 민간발전협회는 "정부에 동해안 송전망 구축 지연으로 발생하는 민간 발전사들의 손실에 대해 정부가 보상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해왔지만 아직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동해안 송전제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 송전망을 빠르게 확충, 오는 2026년까지 완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당초 신규 발전사 건설에 맞춰 동해안 송전망인 신한울~신가평(4GW)·신한울~수도권(4GW) 500㎸ 직류 장거리 송전망(HVDC) 구축을 지난 2021년과 2022년 각각 준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HVDC 구축은 지난해 말 겨우 착공했다. 현재로선 목표 연도인 2026년에 맞춰 준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우리나라가 탈원전 등을 거치면서 전반적으로 지금 발전설비도 모자라고 발전설비 가운데서도 비싼 설비만 많이 있어서 전력을 생산하는 비용이 높은 상태로 변해버렸다. 석탄하고 원전이 줄어 액화천연가스(LNG)와 신재생에너지가 늘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전력 생산 비용이 높아졌다"며 "가격이 비교적 싼 석탄이 (전력시장)에 대량으로 들어온다면 우리나라 전력생산 단가를 낮추는 데 기여할 것이지만 그게 원활하게 되려면 송전망을 빨리 구축해야 하는 데 그게 지금 잘 안 되는 게 큰 문제라고 본다"고 밝혔다.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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