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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전문가들 사이서도 끊이지 않은 오염수 인체 피해 갑론을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21 15:40

정범진 교수 "삼중수소 극미량에 체내 배출돼 전혀 문제 없어"



서균렬 교수 "먹이사슬 통해 오염수 노출된 수산물 섭취 우려"



이종훈 평론가 "국민적 우려 불식 최우선…소통이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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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전문가 시찰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 위원장이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전문가 현장시찰단 구성과 관련한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일본이 다음달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를 방류할 것으로 관측된 가운데 한일 정부 합의로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우리 정부 시찰단 현지 파견을 통해 확인할 오염 처리수의 안전성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오염수 방류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는 오염수에 저장돼 있는 해로운 물질인 삼중수소가 몸 밖으로 배출돼 문제가 없다는 반면 또 다른 전문가는 삼중수소가 다 없어지는 것이 아닌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그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삼중수소가 굉장히 극미량이고 1조분의 1로 희석하기 때문에 해양 생태계나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삼중수소는 전 세계 어디에나 자연계에서 균형 상태로 있는 물질로 항상 노출돼 있다"며 "배출제한치가 6만Bq(베크렐)인데 일본 정부는 배출 농도를 음용수 기준인 리터당 1만Bq의 7분의 1 수준인 1500Bq로 낮춰서 배출하겠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류 지점에서 2~3km만 지나면 100Bq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 정도면 우리나라 강류 수준이다"라며 "극미량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추가적으로 주는 방사선 불이익이 없다"고 말했다.

또 삼중수소가 체내에 들어오더라도 영향을 줄 수 없을 정도의 미미한 수치에 10일 정도 이후면 몸 밖으로 배출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오염수 방류가 위험에 대해 불안에 떨고 있는 국민들이 과학적 진실이 아닌 사회적 진실을 믿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 교수는 "과학적 진실은 숫자로 옳고 그른 것이 나오는 것이고 사회적 진실은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것이 진실인 것"이라면서 "사회적 진실은 정치를 포함시키고 있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본의 의도대로 가면 안된다는 식으로 색안경을 끼고 보고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이 우리나라 허용 기준보다 낮은 기준으로 배출하는 것에 대해서까지 확인하라고 요구하면 이것은 내정 간섭을 하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또 "제도권에 대한 행정적 경험이 무지해 이러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국가 간의 간섭은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통해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는 삼중수소가 아닌 다른 방사선 물질인 세슘, 스트론튬, 요오드, 루테늄, 플루토늄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중수소 역시 몸 밖으로 모두 배출되는 것이 아니라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오염수에 섞여서 방류될 삼중수소가 장기적으로 체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중수가 체내에 들어가면 우리 몸의 60% 이상이 물로 이뤄졌기 때문에 흡수되고 생체, 유기체에 결합하게 되면 혈액, 특히 백혈구에 붙게 되면 약한 전기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방사선으로는 약하지만 세포를 절단시킬 수 있다. 건강한 성인남녀는 다시 연결되지만 노약자나, 어린이 등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나쁜 경우에는 예를 들어 10000명 중 한 명에게는 암, 백혈병 등으로 발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먹이사슬을 통해 후쿠시마 방사능에 오염된 수산물을 국내 소비자가 섭취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미국산 참치에 방사성 물질이 나왔다. 먹이사슬 때문에 참치에 방사성 물질이 발견된 것이다"라면서 "방사능 오염수를 방류하면 바닥에 가라앉은 해조류와 조개, 그리고 바닥에 있는 우럭, 광어, 넙치 등 생선들에 영향을 미치고 먹이사슬의 가장 위에 있는 참치까지 올라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먹이사슬로 인해 방사능 물질의 생체 축적과 확장이 일어난다"며 "어류는 수입 규제로 100% 막을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우리 국민들이 후쿠시마 오염수에 노출된 수산물을 섭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오염수의 안전성을 두고 전문가들의 시각이 다른 가운데 정치 평론가는 국민적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평가했다.

이종훈 정치 평론가는 "이번 시찰단은 채취도 직접 할 수 없고 민간 전문가가 없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없고 일본이 우리 정부에 성의를 표시한다는 정치적 상징성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주요 선진국들이 모두 원전 국가이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방류하는 것에 대해 반대를 할 수는 없다"며 "대신 우리 정부도 실용적이고 심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우리 해역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평론가는 "해류가 흘러가는 방향이 계절이 따라 바뀌는데 한반도 쪽으로 해류가 흐르는 기간에 방류량을 줄이는 대신 한반도 쪽이 아닌 태평양 쪽으로 해류가 많이 흘러갈 때 집중적으로 흘려보내는 접근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류하는 양이 한반도 수역으로 들어왔을 때 기준을 따로 정해 일정 수치까지는 낮추고 그 이상을 넘어서면 비상경보가 울려 방류를 막는 방법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평론가는 국민들의 우려를 줄이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정부와 국민들과의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이 평론가는 "정부가 구체적인 계획은 짜서 국민들에게 발표를 하고 필요하다면 공론화 과정을 거쳐 국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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