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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시세가 이달 들어 본격 고꾸라지는 모습이다. 특히 그동안 호재로 작용해왔던 요인들이 소멸되지 않았음에도 이달 비트코인은 금, 채권 등 다른 자산에 비해 수익률이 유독 저조해 주목을 받는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3시 51분 기준,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4% 넘게 급락한 2만 6277.54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월간 수익률을 살펴보면 비트코인은 이달에만 10% 가량 빠졌는데 기타 자산들에 비해 퍼포먼스가 저조하다.
실제로 블름버그통신에 따르면 국제금값은 이달 2% 넘게 오르면서 역사상 최고가를 기록했고 블룸버그 글로벌 채권지수와 블룸버그 세계 중대형주 지수는 각각 0.1% 상승, -0.4% 하락을 기록하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블룸버그 원자재 스팟 지수는 이달 1.5% 빠졌지만 비트코인에 비하면 하락폭이 작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사이클이 올해 중단될 것이란 전망에 비트코인은 지난 1분기에만 72% 가량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을 시작으로 미국 지역은행들이 잇따라 무너지자 비트코인을 대안으로 찾는 투자자들이 늘어나자 시세는 단숨에 폭등했다.
이러한 급등세에 힘입어 지난달 비트코인은 2022년 6월 중순 이후 10개월 만에 3만 달러선을 돌파해 승승장구하는 듯 했지만 그 이후부터 상승 모멘텀이 오히려 빠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 은행권 위기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고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어 이같은 현상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 CNBC 등 주요 외신은 암호화폐에 대한 미국 당국의 지속적인 규제와 이에 따른 시장 유동성 위기가 고조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미국 대형 암호화폐 업체인 제인 스트리트와 점프 크립토는 미국에서 암호화폐 사업 규모를 축소할 계획이다. 당국의 규제가 불확실해 암호화폐 사업을 내부가 요구하는 수준만큼 진행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두 곳은 세계 최대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해 시장을 조성하는 기관들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영향으로 암호화폐 업체들은 미국을 떠나 두바이, 싱가포르, 홍콩 등으로 옮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인베이스의 경우 아랍에미리트(UAE)에 국제 허브를 구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또 최근 미국을 제외한 투자자들을 위해 파생상품 플랫폼을 론칭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의 매트 휴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는 현재 어려운 시기에 있다"며 "새롭고 명확한 규제가 나와야 지금 상황에서 벗어나 수년간의 강세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플랫폼 엔클레이브 마켓의 데이비드 웰스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을 조성하는 대형 업체들이 유동성을 축소하면서 (비트코인 등 시세가) 앞으로 상승, 하락 양방향으로 큰 변동성을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CNBC는 암호화폐 시장의 유동성 위기는 실버게이트와 시그니처 은행 파산 이후 큰 테마로 떠오른 상황이라고 짚었다. CNBC에 따르면 차트 분석가들은 핵심 지지선인 2만 5200달러가 무너질 경우 비트코인 시게가 큰 폭으로 급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