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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가 ‘수출 지역 다변화’에 성공하며 1분기 역대급 실적을 쏘아올렸다. 사진=HD현대사이트솔루션 |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국내 건설기계 업계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지난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중국 비중을 줄이고 선진(북미, 유럽)·신흥(중동·남미) 시장 비중을 높이는 ‘수출 지역 다변화’ 전략이 먹혀든 결과다. 새로 개척한 시장에서 앞으로도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가 예고돼 있어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그룹 내 건설기계 자회사인 HD현대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의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71.3%, 45.5% 상승했다. 특히 양사의 중국 매출은 전년 대비 49%·52%씩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은 양사의 최대 수출처였다. HD현대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의 중국 매출 비중(2021년 기준)이 각각 21%·29.5% 달했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 정부의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침체가 가속화되며 건설기계 시장 역시 급격히 수축했다.
이에 현대중공업그룹(現 HD현대그룹)은 지난해 건설기계 계열사에 ‘컨틴전시 플랜’(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준비하는 비상계획)을 발동했다.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차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양사는 원가 절감·판매가 인상·제품 MIX 개선은 물론 선진·신흥시장에 대한 판로 개척에 적극 나섰다.
해당 전략은 정확히 적중했다는 평가다. 먼저 HD현대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의 올해 1분기 중국 매출 비중은 각각 5%·9%로 줄었다. 구체적으로 HD현대건설기계는 북미 지역 매출(2528억원)이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이에 북미 매출 비중은 25%(전년 동기 15%)로 가장 많은 부문을 차지 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선진시장 비중을 22.7%에서 35%로, 신흥시장 비중을 17%에서 56%로 증가시켰다.
선진·신흥 시장에 대한 매출은 앞으로도 지속 증가할 예정이다. 북미 시장은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에 수혜를 보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2021년 11월 도로, 철도, 상수도 등 사회적 생산기반에 10년간 총 1조 달러를 투자하는 미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법(IIJA)을 통과시켰다.
또 이차전지 소재 핵심 광물의 역내·우방국 생산을 강제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도 영향을 끼쳤다. 핵심 광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자, 동남아·중동·라틴아메리카 등 자원 보유국 내 건설기계 판매량도 확대된 것이다.
신흥 시장은 대규모 인프라 공사를 예고하고 있다. 서울 면적의 44배에 이르는 부지에 5000억달러를 투자하는 ‘네옴 시티’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2045년까지 지반 침하·인구 집중 문제 등이 집중된 자카르타에서 칼리만탄섬 누산타라로 수도를 이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진·신흥 시장의 경우 대규모 인프라 관련 투자가 지속되고 있어 중대형 장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lsj@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