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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업무단지를 형성하고 있는 서울 중심지 종로구에서 아파트 ‘반토막’ 거래가 등장해 향후 아파트 가격이 추가 하락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의 한 아파트 전경.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서울 중심지인 종로구에서 최근 아파트 ‘반토막’ 거래가 등장했다. 이 때문에 ‘2차 하락’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종로구 무악동 ‘무악현대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3일 7억299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2021년 11월 기록된 신고가(13억7990만원) 대비 절반 수준이며 지난 2월 21일 있었던 동일 평형 직전거래(10억5950만원)와 비교했을 때도 3억원 이상 급락한 가격이다.
해당 아파트 단지 전용면적 60㎡는 신고가이면서 직전거래였던 지난해 4월 11억2490만원에 비해 4억원 가량 떨어진 7억2900만원에 지난달 13일 거래됐다.
동일 단지 전용면적 114㎡ 또한 지난해 7월 직전거래(15억원)에 비해 4억원 떨어진 11억원에 지난 14일 계약서를 작성했다. 이는 해당 계약이 직거래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큰 수치이다.
아파트 가격 억대 하락은 해당 단지 뿐만 아닌 종로구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종로구 평동 ‘경희궁자이3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4월 신고가인 23억원에 거래되며 강남권 아파트 수준의 가격을 기록했지만 지난 3월 24일 17억2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1년 새 6억원 가까운 낙폭을 보였다. 이는 해당 아파트 동일 평형의 2020년 9월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해당 주택은 중층이라고 부를 수 있는 9층에 위치해 향후 저층 매물이 나온다면 16억원대에 거래될 가능성을 높였다.
해당 아파트 단지는 위치 및 교통적 입지가 우수해 종로구를 대표하는 아파트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어 그 충격이 크다.
이 같은 종로구 아파트 억대 하락은 전셋값 폭락으로 인한 ‘역전세난’과 급매물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경희궁자이3단지 전용면적 84㎡의 전셋값은 2021년 14억에 달했지만 현재는 8~9억원 수준을 유지하면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실제 해당 단지 한 아파트는 2021년 3월 11억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지만 전셋값이 급락하면서 지난 1월 19일 9억5000만원에 신규계약을 체결했다. 이런 경우 1년 10개월 만에 1억5000만원을 급하게 구해야 하는 역전세가 발생하는 것이다. 전셋값 폭락으로 이러한 상황들이 잦아지다보니 이로 인해 올라온 급매물의 영향으로 아파트 가격 또한 덩달아 하락한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종로구 아파트 전셋값 하락폭이 큰 것을 이유로 향후 지역 내 깡통전세가 대거 발생할 수도 있다는 예상 또한 나오고 있다.
평동 내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종로구는 대규모 업무단지를 형성하고 있는 동시에 다른 지역에 비해 아파트가 적다 보니 대부분의 아파트가 인근 근로자들을 포함한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며 "최근 전세가격 폭락으로 인해 매매가가 대폭 하락했지만 앞으로 추가 하락 없이 지금 정도의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종로구 아파트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향후 서울 아파트에서는 역전세가 더욱 많이 나타날 것"이라며 "가격이 더욱 벌어지면서 깡통전세가 속출할 가능성 또한 낮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이어 "종로구의 경우 정주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해 아파트에 대한 수요 또한 줄어들고 있다"며 "이 같은 사실과 역전세 증가로 향후 종로구 아파트 가격 하락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