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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톺아보기] 삼양식품, 불닭 이을 효자상품 찾는 까닭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4.25 17:18

불닭 누적 판매량 46억개, 90여개국 수출 파죽지세
신제품 확대, 단종제품 부활로 매출증대 확대 집중
매출 불닭 과다의존에 김정수 부회장 "다각화" 특명

삼양식품 불닭브랜드 이미지

▲삼양식품이 판매하는 ‘불닭’ 브랜드 라면 제품들. 사진=삼양식품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삼양식품이 효자상품 ‘불닭볶음면’으로 라면명가(名家) 재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의 역작으로 해외에서 더 인기를 얻고 있어 올해도 해외사업 강화를 통한 매출 증대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불닭의 승승장구에도 삼양식품은 바로 불닭이 지닌 ‘야누스(양면성)’ 특징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즉, 회사 전체 매출에서 ‘불닭’의 지대한 역할은 고무적이지만, 해당제품의 매출 비중이 너무 커 제품 또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불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신제품 출시·마케팅 강화로 인기 롱런

지난 2012년 출시된 불닭볶음면을 시작으로 불닭 브랜드 제품은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판매량 46억개를 넘어서며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90여개국에 판매되면서 전체 해외 수출 비중만 70%를 차지하는 그야말로 효자제품이다.

높은 인기에 부응해 삼양식품도 매년 불닭 신제품을 내놓고 있는데, 올 들어 지난 2월 ‘바질크림 불닭우동’에 이어 오는 5월 ‘할라피뇨 치즈 불닭볶음면’ 공개를 준비하며 출시 속도를 올리고 있다.

제품군 확대뿐 아니라 2016년 등장했다가 2018년 자취를 감춘 단종제품 ‘불닭볶음탕면’이 오는 5월 부활할 예정이어서 불닭 인기몰이에 힘을 보탤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불닭볶음탕면의 가격은 봉지면 기준 한 봉당 1700~1800원대로 알려졌다.

당초 다른 불닭 제품보다 국내 매출이 낮아 해외판매만 유지해 왔는데 고객들의 재출시 요청이 1000건 이상에 이를 정도로 끊이질 않아 다시 선보이게 됐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해외시장은 수출국이 다양해 개별국가마다 소량 판매돼도 수익성이 유지된다"면서 "다만, 국내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상시판매제품으로 선보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이처럼 신제품과 부활제품 출시에 적극 나선 만큼 불닭 전체를 아우르는 마케팅에 더욱 주력하기로 했다. 지난해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틱톡 챌린지·유튜브 광고 영상 등을 활용한데 이어 올해도 온라인 중심으로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전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불닭 관련 키워드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최근 ‘플레이 스파이시’·‘스파이시 브레이킹’ 상표권도 출원해 놓은 상태다.

김정수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사진=삼양식품

◇매출 의존도 ‘발목’, 사업 다각화 집중

그러나, 불닭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는 삼양식품도 남모를 고민이 있다. 매출 ‘1조 클럽’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연매출 9000억원대에서 불닭 브랜드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점이다. 지난해 삼양식품 매출액은 9090억원으로 역대 최다를 경신했지만, 이 가운데 불닭 매출만 61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7%에 이른다.

이같은 불닭 과의존도 문제를 알고 있는 삼양식품도 새로운 히트 브랜드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가시적인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이달 초 신제품 ‘4과비빔면’을 선보이며 성장세인 비빔면 시장에 재출사표를 던졌지만, 시장점유율 과반을 차지하는 팔도를 필두로 농심·오뚜기 등 라면 경쟁업체의 입지가 워낙 단단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지 미지수이다.

앞서 삼양식품은 ‘불타는고추비빔면(2020년)’, ‘비빔밀면(2021년)’, ‘삼양비빔면(2021년)’ 등 여러 차례 비빔면 시장에 도전했지만 기대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단종 수순을 밟았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삼양식품은 김정수 부회장이 계속 강조해 온 신사업 개발과 함께 올해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등 미래 먹거리 발굴로 외형을 키워 불닭을 비롯해 전체 매출의 95% 정도인 라면사업 비중을 줄인다는 목표이다. 실제로 김 부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기능성 식품소재, 바이오플라스틱, 패키징 등의 연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 건기식시장 공략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1월 지주사인 삼양내츄럴스 산하에 중앙연구소를 세우고 마이크로바이옴, 천연물소재 등의 연구를 시작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최근에는 식물성 건강 브랜드 ‘잭앤펄스’를 출시하고 첫 제품으로 단백질 음료 ‘프로틴드롭’을 내놓은 바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그동안 라면사업에 매출이 집중됐던 만큼 소스와 스낵사업 비중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사업 발굴로 식품 사업군을 다각화하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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