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강근주

kkjoo0912@ekn.kr

강근주기자 기사모음




[포커스] "파주 성매매 집결지 폐쇄, 시대정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4.16 15:20
2023041601000846300039631

▲김경일 파주시장 3월22일 파주시시의회에서 성매매 집결지 정비 호소. 사진제공=파주시

[파주=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 기자] "성매매 집결지 폐쇄는 파주 미래를 담보하는 시대정신입니다." 이는 김경일 파주시장이 3월22일 파주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강조한 내용이다. 이날 파주시의회에서 성매매 집결지 정비사업이 얼마나 시급하고 중요한지를 설명하며 김경일 시장은 시의원들에게 예산 반영을 호소했다. 그러나 성매매 집결지 정비사업 예산은 끝내 파주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파주시의회는 성매매 집결지 폐쇄에 대해 큰 틀에선 동의했으나 개인 재산권 침해, 파주시의회와 파주시 사이에 충분한 의견 공유가 되지 않은 점을 문제로 삼았다. 정비사업 예산이 전액 삭감된 뒤 김경일 시장은 ‘마부정제(馬不停蹄)‘를 다짐했다. 시민 뜻을 모으고 폭넓은 소통으로 파주시의회 동의를 얻어,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경일 시장이 올해 공식 1호로 결재한 성매매 집결지 폐쇄는 법적-인권적 측면이나 여성친화도시로 선정된 파주시 입장이나 파주에 성매매 집결지가 아직도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던 시민이나 이제는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할 지역 이슈가 됐다.

2023041601000846300039632

▲파주시 성매매 집결지 걷기대회 현장. 사진제공=파주시

2023041601000846300039633

▲파주시 용주골 집장촌. 사진제공=파주시

◆ ’성매매 집결지 폐쇄‘ 이제 시민이 선도

파주 성매매 집결지 폐쇄는 이제 단순히 파주시와 성매매 집결지 사이의 갈등 국면을 넘어섰다. 시민이 들고 일어났다. 3만㎡가 넘는 전국 최대 규모의 성매매 집결지가 파주에 있다는 사실에 관심이 집중되며 시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결집됐다.

시민 주도로 매주 화요일 오전마다 성매매 집결지에서 여성과 시민이 행복한 길, ’여행길‘ 걷기가 펼쳐지고 있다. 여성단체협의회, 인권단체, 시민운동가는 물론 일반 시민까지 성매매 집결지 폐쇄 범시민 서명운동에 가세했다.

게다가 전국 반(反)성매매 활동가들이 파주를 찾아와 성매매 문제에 대한 각종 강연과 토론회도 펼칠 예정이다. 당장 오는 19일 교하도서관에서 1992년부터 인권운동을 해온 류은숙 인권활동가의 <인권, 상식의 경계선>이, 26일에는 20년 이상 대구에서 활동해온 신박진영 성매매 집결지 폐쇄 활동가의 <성매매, 상식의 블랙홀> 강연이 열린다. 29일은 파주 성매매 집결지 폐쇄 활동가 등이 참여하는 열린 토론회인 ’행동하는 사람들과의 스몰토크‘도 개최된다. 이번 토론회에선 성매매에 대한 그동안 오해를 바로잡고 대구 등에서 펼쳐진 성매매 집결지 폐쇄 사례 등이 소개될 예정이다.

◆ 파주시의회와 소통-협치 강화…성매매 집결지 폐쇄

시민 행보에 발맞춰 파주시는 예산안 통과를 위해 파주시의회와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김경일 시장은 파주시의회 의장단과 소통간담회를 늘려가는 등 소통과 협치를 약속하며 서둘러 협치 방안을 마련했다. 김경일 시장은 "시청에서 시의회까지 걸어서 1분도 걸리지 않는다"며 "성매매 집결지 정비 사업 당위성은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앞으로 의원들과 적극 협업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파주시는 5일 시의원을 대상으로 성매매 집결지 정비 사업에 대한 사전설명회를 열어 충분히 사업 내용을 설명했고, 4월 중후반 파주시의회에서 성매매 집결지 정비 사업 예산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2023041601000846300039634

▲파주1-3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위치도. 사진제공=파주시


◆ ‘풍선효과’ 막는다…전국 지자체 잇따라 파주시 벤치마킹

성매매 집결지는 비단 파주시만의 문제는 아니다. 경기도 동두천시, 강원도 원주시, 경상남도 창원시 등도 성매매 집결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중 동두천시와 원주시는 성매매 집결지 폐쇄 정책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파주시를 방문했다.

이는 파주시가 전국적으로 성매매 집결지 문제 해결 중심이 되고, 반(反)성매매 운동 집결지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파주시는 동두천-원주시와 파주 성매매 집결지 폐쇄 이후 성매매 여성이 다른 지자체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사전에 막고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여기에는 경찰-인권단체 등 관련 기관도 참여해 △성구매자 접근 차단을 위한 CCTV 설치 △가로 조명 확대 설치 △경찰 순찰활동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파주시는 성매매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성매매 여성 자활과 생계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판단하고 관련 조례안을 현재 준비 중이다. 또한 성매매 집결지 인근 도시재생지역과 연계해 이곳에 여성인권역사관을 조성하는 등 인문-문화적인 도시재생 방안도을 고려하고 있다.

◆ "미래 세대에 부끄럽지 않게 우리 세대에서 끝내자"

김경일 시장은 최근 이동시장실 등에서 시민을 만날 때마다 우리 세대에 성매매 집결지 문제를 해결하자고 강조하고 있다. 미래 세대에게 부끄러운 역사를 물려주지 않겠다는 뜻도 여러 차례 밝혔다. 시민들은 이에 대해 주한미군 주둔 이후부터 무려 70년 이상 존속해온 파주 성매매 집결지 폐쇄는 한국 현대사 상흔을 딛고, 여성인권 현실을 개선하며, 새로운 미래 개막을 담보하는 시대정신을 받아들이고 있다.

kkjoo0912@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