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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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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1번지 강남구, 전셋값 바닥은 어디인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4.16 14:33

강남구 올해 1분기 하락거래 비율 74.5%로 전국 최고



대규모 입주 예정·월세전환 수요로 ‘역전세난’ 지속될 것



전문가 "강남구 전세 가격 위기 어느 정도 지나갔다"

개포

▲서울 강남구 전세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전세 시세가 계약 당시보다 하락하는 ‘역전세난’이 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경.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전국에서 전세 시세가 계약 당시보다 하락하는 ‘역전세난’이 성행하는 가운데 대한민국 최고 부촌 서울 강남구에서 마저 이 같은 현상이 파다해 집주인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 공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아파트 전세 거래 2만7952건 중 약 60.88%에 해당하는 1만7016건은 2년 전인 2021년 1분기에 비해 더 낮은 가격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이러한 상황에 강남구의 전세가 폭락은 두드러지게 눈에 띈다.


◇ 강남구 전세가 폭락 전국 최상위

강남구의 지난해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하락 거래 비율은 74.5%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강남구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또한 50% 선을 유지하던 지난해 9월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해 41.63%로 집계되면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전세가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은 매매가보다 전세가격이 더욱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반증하듯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실제 강남구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 전용면적 49㎡는 지난 2월 14억5000만원에 매매거래를 체결했지만 같은 달 전세가격은 6억에 불과해 전세가율이 약 41.38%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격 또한 2021년 1월 기록한 10억원에서 40% 급락한 수치다.

여기에 더해 최근 강남구는 올해 예정돼있는 대규모 입주물량의 영향으로 전세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전국 1위 자리마저도 내준 상황이다.

지난달 강남구 평당(3.3㎡) 평균전세가격은 3411만3000원으로 1월(3700만7000원)에 비해 289만4000원 떨어지며 7.8%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국 평균전세가격 1위는 3.3㎡ 당3486만5000원을 기록한 서초구로 바뀌었다.

강남구 전세가격 폭락은 실제 거래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강남구 대치동 ‘대치우성1차’ 전용면적 115㎡는 지난 2월 5억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하면서 2년 전인 2021년 2월 전세가격(12억원)에 비해 7억원 폭락했다.


◇ 강남구 전세가 하락, 반등은 언제쯤?

강남구 전세가격 폭락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올해 예정된 대규모 입주와 고금리로 인한 전세가 부담에 따른 월세전환이 꼽힌다.

강남구에는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한 3375가구의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를 시작으로 오는 6월과 11월에는 대치동 ‘대치푸르지오써밋’(489가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6702가구)의 입주가 각각 예정돼 있다.

이로 인한 강남구 전세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진다.

대치동 내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 2년간 강남구 전세가격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것이 크게 느껴진다"며 "이런 식으로 전세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면 역전세난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남구에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대규모 입주물량이 예정돼있고 월세전환 수요 또한 여전해 역전세난이 당분간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전문가들은 강남구 전세가격 위기가 어느 정도 지나갔으며 내년 하반기에는 반등할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전세시장은 전체적으로 금리의 영향을 받은 것이 맞다. 예정된 입주물량이 많은 시기에 금리가 오르며 전세금액에 대한 부담이 커졌고 이로 인한 월세전환이 늘었다. 강남은 이러한 두 가지 이유가 맞물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다른 지역보다 전세가격이 더욱 많이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이어 "최근 금리인상 동결 분위기로 인해 전체적인 전세가격이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지만 입주물량 따라서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강남의 경우 내년 하반기가 되면 전세가 반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럼에도 강남구 입주물량이 모두 소화될 때까지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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