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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평택 한미약품 바이오플랜트 내부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모습. 사진=한미약품 홈페이지 |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한미약품이 지난해에 이어 창립 50주년인 올해에 역대최대 매출 축포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이달 중순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 권위의 암학회에서 항암신약 후보물질 연구성과를 대거 발표하면서 ‘기술수출 잭팟’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3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부터 오는 19일까지 엿새동안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3)에서 항암분야 혁신신약 후보물질 6개 관련 최신 연구성과 7건을 발표할 예정이다.
발표 7건에는 국가신약개발사업 지원대상인 차세대 면역항암제 ‘랩스 인터루킨-2 아날로그(LAPS IL-2 analog, 개발명 HM16390)’ 연구 2건을 비롯해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 항암백신’ 등 5개 후보물질의 개별연구 5건이 포함돼 있다.
세계 3대 암학회로 불리는 이번 학회에서 한미약품이 발표하는 7건은 국내 20여개 참가기업 중 가장 많은 건수이다.
특히, 바이오 신약 4건과 합성(케미칼) 신약 3건으로 구성돼 바이오·케미칼 신약이 고르게 발표되고, 7건 모두 ‘혁신신약’이라는 점에서, 한미약품이 케미칼의약품을 넘어 바이오의약품 분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이번에 2건의 연구가 발표되는 바이오 신약 후보물질 ‘HM16390’은 항종양물질인 ‘IL-2’의 수용체 결합력을 최적화해 항암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줄인 면역항암제(체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공격하도록 하는 기전의 항암제)로, 특히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바이오신약 ‘롤베돈(한국제품명 롤론티스)’와 같이 한미약품 독자 플랫폼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약효 지속성을 크게 늘린 것이 특징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부각된 ‘mRNA’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항암백신도 이미 후보물질을 발굴해 동물 실험에서 거둔 성과를 발표한다. 이번 발표에서 한미약품은 자체 구축한 mRNA 기술을 통해 암세포에서 항원을 찾아내고 이를 공격하는 면역기능을 활성화해 암을 치료하는 항암백신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밖에 1개의 항체가 2개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하는 이중항체 항암제 ‘BH3120’ 등 이번에 발표되는 6건의 후보물질은 모두 차세대 기술을 적용해 발굴한 약물이자 전임상~임상1상 단계의 물질이라는 점에서, 향후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 또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임상 공동진행을 위한 파트너십 등도 기대된다.
한미약품의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3) 발표 신약후보물질 개요 | ||||
후보물질(개발명) | 적응증 | 작용기전 | 개발단계 | 구분 |
LAPS IL-2 analog (HM16390) | 고형암 | 항종양물질 ‘IL-2’의 수용체 결합력을 최적화해 항종양 효능은 높이면서 부작용은 줄이는 면역항암제 | 전임상 | 바이오신약 |
SOS1 저해제 (HM99462) | 고형암 | 암 유발 유전자 돌연변이인 ‘KRAS 변이’가 신호전달 단백질 ‘SOS1’과 서로 결합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약물 | 전임상 | 합성신약 |
EZH1/2 이중 저해제 (HM97662) | 고형암 및 혈액암 | 종양 유발 효소 ‘EZH1’과 ‘EZH2’를 동시에 저해해 T세포 림프종 증식을 억제함 | 1상 | 합성신약 |
BH3120 | 고형암 | 북경한미약품이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 ‘펜탐바디’를 적용, 1개 항체가 2개 표적을 동시 공격하는 표적항암제 | 전임상 | 바이오신약 |
YAP/TAZ-TEAD 저해제 | 비소세포폐암 등 | 유전자 발현 관련 단백질 ‘YAP/TAZ’와 ‘TEAD’가 서로 결합해 악성 종양 유발을 억제하는 약물 | 전임상 | 합성신약 |
mRNA 항암백신 | 폐암 등 |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 항암백신(암세포 특정항원을 암환자에 투여해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면역치료 백신) | 전임상 | 바이오신약 |
자료: 한미약품 |
이같은 잠재성을 반영하듯 한미약품의 주가도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미약품의 주가는 13일 종가 33만3500원으로, 지난 3일 254000원 이후 급증세를 지속하고 있다.
증권가 역시 올해 한미약품의 역대급 실적을 전망하고 있다. 이날 메리츠증권은 한미약품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을 전년동기 대비 12.8% 증가한 3624억원, 영업이익은 23.3% 증가한 504억원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미국에 출시한 ‘롤베돈’과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 등 고수익 품목의 매출이 늘고, 중국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의 매출도 계속 늘어 4분기까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하나증권은 올해 한미약품의 매출을 전년대비 6.6% 증가한 1조4195억원, 영업이익은 28.9% 증가한 2037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한미약품은 지난달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2023 바이오 유럽 스프링 컨퍼런스’에서 총 1만2500L 규모의 경기 평택 바이오플랜트 생산역량을 집중 홍보, 향후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 여부도 주목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을 통해 한미의 미래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질병으로 고통받는 전 세계 환자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회사의 R&D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