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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에서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계가 빠르게 움직이면서 국내 산업계가 공급망 다변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IRA 세부지침에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재료를 수입하더라도 FTA 체결국에서 핵심광물을 가공하면 보조금을 지급 하겠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공급망 확보가 중요해진 탓이다.
11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IRA 지침 중 핵심광물 규정 시행일이 오는 18일로 다가오면서 공급망 다변화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FTA 체결국 내에서만 원자재를 확보해야 하는 줄 알았으나, 이 지침이 완화되면서 공급망 확보에 그나마 숨통이 트이게 됐다는 분위기다.
포스코홀딩스는 핵심광물 확보를 위해 일찌감치 주요 광물 보유국 내 기업들과 접촉한 상태다. 세계적으로 리튬 매장량에 손 꼽는 아르헨티나와 호주에 각각 채굴지를 두고 있다. 2018년 인수한 아르헨티나 염호의 경우 전기차 약 3억70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리튬이 매장돼 있다.
배터리 대표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각지로 공급망을 넓히고 있다. 지난 5일엔 중국 리튬화합물 제조사인 야화와 아프리카 모로코 지역에서의 수산화리튬 생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대륙 북단에 위치한 나라로 미국, 유럽연합(EU)과 FTA을 체결했다.
또한 미국 컴파스 미네랄과 탄산리튬에 대한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5년부터 5년간 캐나다 기업 아발론이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5만5000t을, 10년간 스노우레이크가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20만t을 공급받기로 했다. 독일 리튬 생산업체 벌칸에너지와 호주 기업 라이온타운 및 시라와 손을 잡았다.
SK온도 칠레 SQM과 2027년까지 수산화리튬 총 5만7000t을 공급받기로 했다. SK온은 호주 기업 레이크 리소스 지분 10%를 투자하고, 친환경 고순도 리튬 총 23만t을 장기 공급받는 계약도 체결한 바 있다. 호주 글로벌 리튬사와 안정적인 리튬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삼성SDI도 핵심 광물 공급망 다변화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
정부도 나섰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0일 서울에서 캐나다 의회 대표단과 면담을 갖고, 양국 간 교역·투자 확대, 핵심광물 업무협약(MOU) 등을 체결했다. 양국은 핵심광물 협력 등 에너지 분야의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고 석탄·철광 등 범용광물 위주의 교역을 니켈·코발트 등 핵심광물 위주로 다변화하자는 데 뜻을 함께 했다.
산업계는 자원 안보가 더욱 강화되고 세계 주요국 간의 자국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될수록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에 더욱 빠르게 움직일 것이란 의견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발표로) 우리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공급망이 더 확대됐다"며 "기업들의 핵심광물 보유지 다변화 움직임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