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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큐텐의 M&A, 1세대 이커머스 봄날 가져올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4.02 16:00

유통중기부 서예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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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중기부 서예온 기자

"지금은 거래액만을 더한 시장 점유율이 큰 의미가 없습니다."

동남아 최대 이커머스 기업 큐텐이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인터파크)에 이어 최근 위메프까지 인수하려는 움직임에 이커스업계의 한 관계자가 들려준 말이다. 큐텐이 인수 기업을 확대해 덩치를 키운다고 해도 지금의 이커머스 시장 판도를 쉽사리 바꿀 만큼 경쟁력을 갖추기는 어렵다는 평가로 해석됐다.

큐텐이 티몬과 인터파크에 위메프까지 합친다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시장 8%대로, 11번가(6%)를 제치고 업계 4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네이버(17%), 신세계(15%, SSG닷컴·지마켓 포함), 쿠팡(13%) 등 국내 ‘이커머스 빅3’ 다음의 순위를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인수합병(M&A)를 통한 ‘큐텐의 몸집 키우기’가 단기간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이는 인수를 통한 점유율 확대가 시장에서 당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례로 신세계(이마트)의 지마켓 인수 사례를 꼽을 수 있다. 이마트는 지난 2021년 지마켓 인수 후 온라인사업 점유율은 커졌지만 지난해 적자가 늘며 수익성을 고민하고 있다. 즉, 지금의 이커머스 시장에선 M&A를 동원한 시장 점유율 확대가 큰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큐텐의 몸집키우기가 위기를 맞은 1세대 이커머스 기업들이 성장 여력을 확보하는 전환점을 맞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큐텐이 인수에 나선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는 모두 1세대 이커머스 기업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빅3 구도로 재편되면서 더욱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위메프는 2021년 매출 2448억원으로 전년(3853억) 대비 1000억 원 이상 줄었으며 해당 기간 영업손실도 33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티몬도 매출이 14.7% 줄어든 1290억원, 76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렇듯 1세대 이커머스 기업들이 큐텐의 품에 안긴더라도 당장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어렵다 해도 M&A를 계기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 침체기를 벗어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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