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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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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분양권, 눈물의 마피 ‘속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28 15:57

분양가보다 수천만원 낮은 매물도 수요 잠잠



고금리에 투자수익률 저조…매도 행렬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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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기에 서울 오피스텔의 분양권 마피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김기령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오피스텔 분양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부동산 호황기에 완판 행진을 이어왔지만 최근 들어 오피스텔 분양권이 마이너스피(마피)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 부동산 불황에 고금리까지 겹치면서 불안해진 수분양자들이 계약금을 포기하고서라도 처분에 나선 것이다.


◇ 계약금 포기·무피 매물 쏟아져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신도림동 ‘힐스테이트신도림역센트럴’ 전용면적 29㎡는 분양가인 3억8697만원보다 3000만원 낮은 가격에 매물이 나와 있다.

이날 기준 해당 단지 매물 50여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마피 또는 무피 매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분양가 그대로 매도하는 무피 매물부터 계약금을 포기하고 분양가보다 저렴한 마피 500만~3000만원 매물까지 다양하다.

463실로 구성된 해당 단지는 지난 2020년 분양 당시 최고 경쟁률 23.34대 1을 기록하면서 정당계약까지 5일 만에 완판되는 등 흥행했다. 하지만 오는 9월 준공을 앞둔 시점에서 수분양자들이 마피로 분양권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단지 인근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중도금 5회차까지 진행됐으며 자금 부담이 크거나 급하게 처분해야 하는 수분양자들이 계약금을 포기하면서라도 매도하려고 내놓은 매물들이 꽤 있다"며 "아파트도 거래가 뜸한 상황에서 아파트 대체재인 오피스텔을 찾는 수요는 더욱 없기 때문에 가격을 낮춰도 거래가 쉽진 않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울에 공급되는 오피스텔들은 분양 당시만 하더라도 오피스텔 임대 수요가 충분해 투자 가치가 높게 평가됐지만 시장 불황에는 마피 매물도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등 맥을 못 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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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신축 오피스텔 건설 현장. 사진=김기령 기자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에 들어서는 95가구 규모 오피스텔인 ‘신설동역자이르네’ 역시 전용 35㎡가 분양가 6억1520만원보다 3000만원 낮은 5억8520만원에 급매로 나왔다.

생활숙박시설(이하 생숙)도 마피 매물이 급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21년 분양한 서울 강서구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 전용 74㎡의 경우 분양가 13억5300만원보다 1억3530만원 낮은 12억177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이외에도 해당 단지의 전용면적별로 분양가보다 1억원 넘게 낮은 마피 매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집값 급등기였던 지난 2021년 당시 생숙은 주택 수에 미포함되는 투자 상품으로 수요자들로부터 각광받으면서 인기가 치솟았다. 롯데캐슬 르웨스트 역시 분양 당시 평균 청약 경쟁률이 657대 1, 최고 경쟁률 6049대 1을 기록하는 등 순조롭게 청약을 마감한 바 있다.


◇ 고금리에 수익률 저조…선호도 하락세 지속


아파트 대체재로 일컫는 오피스텔이나 생숙의 경우 집값 하락기에는 투자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진다. 이러한 탓에 아파트보다 가격 하락폭이 큰 것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아파트 반사이익 때문에 각광 받았던 상품인데 아파트 규제가 풀리다 보니 선호도가 낮아지면서 마피 매물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며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금리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시세차익을 노리기 어렵고 투자수익률도 낮아 당분간은 수요가 상승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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